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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3화

신유리는 서준혁이 말로 사람을 찌르는 성격이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이신의 어머니를 언급하며 그의 상처를 건드릴 줄은 몰랐다.

이신이 이번에 해외로 간 이유는 어머니의 병세가 위중했기 때문이라는 것을 다 알고 있었다.

신유리는 온몸이 떨려왔다. 그게 화가 나서인지 아니면 예전에 자신에게도 이런 식으로 말하곤 했던 서준혁이 떠올라서인지 모르겠다.

“그 딴식”이라는 세 글자가 귓가에 들리며 서준혁은 마치 찬물이라도 끼얹은 듯 것처럼 새까만 눈동자가 점점 고요해졌다.

그 딴식, 그는 신유리 마음속에서 그 딴식일 뿐이었다.

서준혁은 신유리를 한참 동안 바라보더니 쉬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 난 항상 그 딴식이지.”

신유리는 사실 그 말을 내뱉고 나서 약간 후회되었다. 과거 서준혁은 확실히 나쁜 놈이었지만 그녀가 위험할 때마다 그녀를 구해준 것도 서준혁이었다.

이렇게 많은 사람과 자두 앞에서 그를 비하해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

그녀는 눈을 감고 애써 침착하며 설명하려고 했다.

그러나 입을 열기 전에 서준혁이 먼저 다가와 말했다.

“내가 우산 들 테니까 넌 자두 안고 있어, 가자.”

그의 목소리는 가라앉았다. 밖에서 끊임없이 내리는 빗소리와 섞여 더욱 거칠게 들려왔다.

서준혁은 말을 마치고 성큼성큼 밖으로 나가 문 앞에 서서 기다렸다.

신유리는 다소 피곤함을 느꼈다. 그녀는 이신을 향해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미안해.”

이신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침묵을 지켰다. 임아중은 신유리가 가고 나서야 이신에게 물었다.

“유리가 너한테 사과하잖아, 왜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

이신은 반문했다.

“유리가 나한테 사과할 이유가 없잖아.”

임아중은 멍하니 대답했다.

“서준혁을 대신해서 사과하는 거잖아.”

이신은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나 눈가에 웃음이 피기도 전에 이내 사라졌다. 그는 임아중에게 물었다.

“유리가 왜 서준혁을 대신해서 사과해야 하지?”

임아중은 잠시 멍해 있다가 곧 정신을 차렸다.

‘그러게, 신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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