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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5화

신유리가 다가가 문을 열자 보이는 사람은 다름 아닌 서준혁이었다.

그는 손에 핸드폰을 들고는 누군가에게 전화를 하려는 듯 다급해 보이는 모습이었다.

문이 열리자 보이는 신유리의 얼굴에 조금 넋이 나가있던 서준혁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문 두드렸는데 아무도 안 열어주고 전화도 안 받아서 호텔 카운터에 전화 하려고 했어.”

신유리는 서준혁의 눈빛에 가득 담겨있는 걱정과 근심을 알아차렸다.

전에 오담윤의 일이 있고 나서부터는 해외에 있을 때 서준혁은 신유리 혼자 어디로 향하는 일이 거의 없도록 만들었고 대부분 그녀의 뒤를 함께 따라나섰었다.

신유리는 서준혁의 말에 덤덤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늦잠 잤을 뿐이야. 핸드폰은 내가 어제 꺼버리는 바람에.”

서준혁은 한 눈에 봐도 급히 달려온 모양이었고 새까만 눈동자로 신유리를 바라보며 말을 꺼낼까를 망설이고 있었다.

“원래 전날에 진즉 왔어야 됐는데 업무를 채 처리 못해서, 그래서 어젯밤에 돌아왔어.”

신유리는 서준혁과 달리 냉정한 말투로 그에게 물었다.

“왜 이렇게 급하게 온 건데?”

“어제 송지음 만났다고 했잖아. 내가 물으려고 했는데 네가 전화를 끊어버려서, 혹시 오해할 까봐 바로 왔어. 무슨 문제 있으면 나한테 직접 물어, 다른 사람한테 묻지 말고.”

서준혁은 낮은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

“난 너를 속이지는 않을 테니까.”

그의 말에도 신유리는 여전히 방 문 앞을 막고 서서 서준혁을 들여보낼 생각이 없어보였다.

“물어볼거 없어. 너도 이것 때문에 특별히 찾아 안 와도 되고.”

신유리는 금방 눈을 뜬 탓에 목이 잠겨 있어 딱히 큰 위협감이 없었다.

말을 마친 그녀가 문을 다시 닫으려 하는 순간, 서준혁이 바로 막아버렸다.

그는 신유리를 지그시 바라보다가 한숨을 내쉬더니 말했다.

“내가 너한테 설명을 해주고 싶어서 그래, 너 오해할 까봐.”

“뭐 딱히 오해할 만 한건 없었어.”

신유리가 말을 마치자 그녀의 귀에는 서준혁의 기침소리가 들려왔다.

“나 감기 걸린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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