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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1화

저녁 식사는 다소 침묵 속에 진행되었고 유일하게 기뻐하는 사람은 자두뿐이었다.

서준혁은 다양한 방법으로 이유식을 만들었다. 자두는 서준혁이 만든 이유식이 마음에 들었는지 매일 적극적으로 먹었다.

그는 신유리를 바라보며 잠시 멈칫하더니 말했다.

“사실 그렇게 서둘러 이사할 필요 없어. 나도 요즘 여기서 지낼 거야.”

신유리는 고개를 들지도 않고 말했다.

“남의 집에서 지내는 게 별로 익숙하지 않아서.”

서준혁은 얼굴이 약간 어두워졌다. 그는 자두를 한 번 보더니 말했다.

“박지훈이 자두가 이유식을 좀 더 먹는 게 좋다고 했어, 그리고 자두도 내가 만든 걸 좋아하고.”

신유리는 잠시 멈칫했다. 그녀는 당연히 자두가 서준혁이 만들어준 이유식을 좋아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다만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자두를 데리고 떠나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알고 있었다. 습관이라는 게 얼마나 무서운지.

만약 자두가 서준혁의 존재에 익숙해진다면 그때 가서 자두를 데리고 가는 게 더 어려워질지도 모른다.

“전문적인 도우미를 다시 찾는 중이야, 요즘 자두 달 돌봐줘서 고마워.”

“신연과 계약을 체결해서 그때면 일이 많아질 것 같아. 여기 지내는 게 더 편할 거야.”

“일은 회사에서 처리할 거야.”

신유리는 젓가락을 내려놓으며 아무런 표정도 없이 말했다.

“다 먹었어. 이만 일어날게.”

거절의 뜻은 명확했다. 서준혁은 비록 마음이 아팠지만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자두에게 주의를 돌릴 수밖에 없었다.

자두는 입을 크게 벌리며 밥을 먹고 있었다. 너무나도 귀여운 나머지 마음이 녹아내렸다.

신유리는 자두의 독립성을 키우기 위해 일찍이 스스로 밥을 먹도록 했다. 그래서 자두는 자신의 자그마한 숟가락으로 애써 먹었다.

자두는 서준혁의 시선을 느끼고 움직임을 멈추더니 서준혁을 향해 웃었다.

서준혁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을 느꼈다.

분명 그는 자두의 성장과 함께해야 하는데 그녀의 탄생조차 환영하지 못했으니.

식사 후, 신유리는 떠나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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