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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2화

우서진과 통화를 마치고 서준혁은 핸드폰을 내려놓고 테라스 밖의 리시안셔스를 바라보았다.

집을 처음 구입할 때 그는 이 리시안셔스가 눈에 들어왔다. 이유는 간단했다. 신유리가 꽃을 좋아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녀는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어서 가까이할 수 없었다.

그래서 서준혁은 이 집을 구입하자마자 꽃가루 방지 구조를 설치하도록 했다.

그는 신유리가 좋아할 거라고 생각했다.

다만 그녀는 꽃을 좋아하지 그를 좋아할 것이라는 보장은 없었다.

서준혁의 싸늘한 눈매에 서서히 절망의 빛이 번진 채 리시안셔스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리시안셔스의 꽃말도 신유리가 전에 알려준 것이다. 진실한 사랑.

서준혁은 고개를 뒤로 젖히더니 눈을 감았다. 그는 손목으로 눈을 가린 채 입가에 자조적인 미소를 지었다.

진실한 사랑?

신유리를 속이려 했던 순간부터 그는 이미 진실을 논할 자격을 잃었다.

그래서 그녀는 지금 그를 믿지 않았고 그를 떠난 것이다.

거짓말쟁이는 사탕을 받을 수 없다. 벌을 받을 뿐이다. 어릴 때부터 배운 교훈이기도 하다.

서준혁은 소파에 앉은 채 거실에 있던 핸드폰이 울릴 때까지 깊은 침묵 속에 빠졌다.

하정숙이 전화를 걸어왔다. 서창범의 사건이 끝나고 서준혁이 이곳에 온 후로 두 사람은 거의 연락한 적이 없었다.

하정숙이 먼저 그를 찾지 않았고 그 역시 하정숙과 연락하고 싶지 않았다. 둘은 모자 사이임에도 불구하고 낯설었다.

서준혁은 잠시 멈칫하더니 결국 전화를 받았다. 전화 너머로 하정숙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언제 성남으로 돌아올 거니?”

그녀의 말투에는 질책과 분노가 담겨 있었다.

“네가 해외로 나간 이유를 모를 줄 알아? 서준혁, 여자 하나 때문에 이렇게까지 해야겠니?”

“하씨 가문에서 지내는 게 불편하세요?”

하정숙은 이미 하씨 가문으로 돌아갔고 지금도 살고 있었다. 서준혁의 말투는 더없이 차가웠다.

“하씨 가문에서 또 뭘 원하는 거죠?”

하정숙은 순간 화가 치밀어 올랐다.

“하씨 가문에서 뭘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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