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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7화

서준혁은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었고 사실 차분하게 대처하기도 어려웠다.

오담윤이 신유리의 핸드폰으로 전화를 걸었다는 것은 도대체 어떤 상황에서 그녀가 오담윤 같은 낯선 사람에게 자신의 핸드폰을 넘길 수 있었는지 상상도 할 수 없었다.

그는 오직 빨리 찾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신유리를 빨리 찾아야 했다.

우서진은 서준혁의 팔을 잡았다. 부유한 가정에서 자란 그들은 어느 정도 경계심이 있었고 사실 납치 같은 일들도 그들 사이에서 종종 일어났다.

하지만 서준혁의 붉어진 눈시울을 보는 순간 우서진은 깜짝 놀란 채 하려던 말을 되레 삼켰다.

서준혁은 아직도 비에 젖은 옷을 입은 채 온 밤 자지 못한 상태라 더욱 피곤해 보였다. 우서진은 서준혁이 이렇게 지쳐 있는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자신의 친부와 법정에서 맞서는 순간에도 서준혁은 이런 모습을 보인 적이 없었다.

우서진은 본능적으로 손을 풀었고 서준혁은 이내 집을 나섰다.

문밖에서 자동차 엔진 소리가 들리면서 우서진은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이마를 찌푸렸다. 그는 긴장한 표정으로 욕을 삼켰다.

밖은 이미 해가 밝았고 창고의 문이 다시 열리며 오담윤이 여유롭게 들어왔다.

그는 신유리의 움츠러든 모습을 보더니 안타까워하며 말했다.

“유리 씨의 심리 상태를 고려하지 못했네. 당신이 이렇게 겁이 많을 줄 몰랐어.”

신유리는 천천히 머리를 들었다. 얼굴은 창백하고 땀범벅이었으며 머리카락은 이마에 붙은 채 상태가 좋지 않아 보였다.

사실 새벽에 오담윤이 들어왔을 때 신유리는 이미 극한의 상황에 처해 있었다. 극도의 공포와 두려움 속에서 혼자 있는 것은 심리적으로 무너질 위험이 컸다.

신유리는 본래 참을성이 강한 사람이라 이런 상황에서도 입술을 꽉 물며 버텼다.

마치 목구멍을 접착제로 붙여놓은 것처럼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오담윤은 신유리에게 물 한 병을 건네줬다.

드디어 빛을 보게 된 신유리는 오담윤을 보며 물었다.

“얼마나 더 가둘 거죠?”

오담윤은 대답 대신 질문을 던졌다.

“유리 씨, 어두운 걸 무서워했어?”

신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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