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483화

이신은 신유리에게 전화를 걸어 일에 대해 몇 마디 얘기를 나눴다. 김가영과 계약을 체결하고 남주시 쪽의 작업 진행 상황을 전했다.

그러고 나서 사적인 질문을 했다.

“서준혁이 그쪽에 있다며?”

신유리는 잠시 멈칫했다. 사실 이신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랐다. 특히 이신이 서준혁에 대해 물어볼 때면 더욱 난처했다.

그러나 굳이 이신에게 거짓말을 하고 싶지 않아 고개를 숙이더니 솔직하게 대답했다.

“응, 요즘 신연과 계약하고 있어서.”

“그래서 너를 찾아갔네.”

그는 물음이 아닌 확신을 했다.

신유리는 부인하지 않았다. 침묵은 최선의 응답이었다.

이신도 잠시 침묵을 지키더니 조금 긴장된 목소리로 다시 말을 꺼냈다.

“전에 네가 사는 동네에 이상한 사람이 나타났다고 들었는데, 그게… 서준혁이 있어서?”

이신은 전에 신유리가 걱정되어 보러 오겠다고 하자 그녀가 단칼에 거절했었던 일을 떠올렸다.

신유리의 눈에는 복잡한 감정이 담긴 채 이신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랐다.

솔직히 그녀는 이제 곧 서른이고 순수했던 시절은 이미 지났다. 이신이 전에 그녀에게 많은 도움을 줬던 것에 대해 감동하지 않을 리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고개를 돌려 창문 너머로 집 안을 바라보았다. 마침 자두는 서준혁과 함께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있었다.

자두는 어느새 훌쩍 커버렸다. 비록 아직도 어리지만 이목구비는 서준혁과 정말 많이 닮았다. 특히 둘이 함께 앉아 있을 때면 더욱 선명했다.

누구나 그들이 부녀 사이라는 것을 알아볼 수 있을 정도였다.

때때로 신유리는 혈연관계를 무시할 수 없었다.

전화 너머로 이신은 그녀의 대답을 듣지 못하고 결국 한숨을 쉬었다.

“알겠어.”

이신은 부드럽고 자상한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네 모든 결정을 존중할 거야, 너한테 좋은 일이라면 무엇이든.”

신유리는 그의 말투에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말할 수 없는 고통과 답답함을 느꼈다. 그녀는 깊게 숨을 들이쉬며 말했다.

“내 잘못이야.”

“왜?”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