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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6화

주현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신유리 뒤에서는 누군가의 무거운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신유리는 원래 몸을 돌려 확인하기가 싫었지만 공기 속에 은은히 섞여있는 익숙한 향기에 임신 중이던 신유리는 후각이 예민해져 반응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 그녀의 앞에 누군가의 그림자가 드리워졌고 서준혁은 신유리를 무뚝뚝하게 내려다보고 있었다.

“아까 금방 신유리 씨에게 제가 오늘 약혼 할 때 필요한 물건을 사러 왔다고 알려줬어요.”

주현은 애교를 부리듯이 서준혁에게 말을 했고 그녀의 목소리에 서준혁은 하던 생각을 멈췄다.

그는 그제야 고개를 돌려 주현을 바라보며 냉정한 말투로 대답했다.

“다 샀으면 이석민 씨보고 데려다 주라고 하겠습니다, 제가 회사에 남은 업무가 좀 있어서...”

서준혁의 말에 일제히 그의 뒤를 확인한 사람들은 그의 뒤에 이석민이 업무용 가방을 들고 서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주현은 서준혁의 대답에 표정이 굳어지더니 무언가 참는 것처럼 이빨을 꽉 깨물며 입을 열었다.

“필요한 물건들을 어떻게 이렇게 빨리 사겠어요? 그래도 약혼 할 때 쓰일 물건인데 신중하게 사야죠, 평생 단 하나 뿐인 결혼인데... 저랑 같이 구경하지 않으실래요? 우리 둘 일이라 저는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싶어요.”

그녀는 서준혁이 대답을 할 기회조차 주지 않으며 고개를 돌려 신유리를 보더니 말을 이어갔다.

“아, 맞다. 신유리 씨? 아버지께서 성남에 가서 신유리 씨 찾으러 다니신다던데... 만나셨나요?”

주현은 한숨을 푹 쉬며 말했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우리 엄마가 그쪽 아버지에게 비행기 표도 사줬어요.”

빙빙 돌려 말하는 주현이지만 이미 문선경까지 얘기를 꺼낸 그녀의 의도를 신유리가 모를 리가 없었다.

신기철이 문선경에게 잘 보이려고 기를 쓴다는 사실을 신유리에게 재차 강요해 그녀를 민망하게 만들려는 속셈이었다.

신유리는 고개를 들어 주현을 바라보며 담담하기 짝이 없는 얼굴로 주현에게 물었다.

“보아하니 신기철 씨랑 그쪽 엄마 사이가 무척이나 좋은가 보네요, 신기철 씨를 아빠라고 불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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