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420화

서준혁의 손이 조금씩 떨리더니 잔뜩 어두워진 안색으로 있었는데 딱 봐도 아픈 사람 같은 모습이었다.

그는 신유리의 말에도 굴하지 않고 대답했다.

“필요한 물건 있으면 가져다 드리고 나가겠습니다.”

신유리는 서준혁을 쳐다보다가 시선을 병실 입구로 돌리더니 더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서준혁은 신유리가 삐쩍 마른 모습과 야윈 얼굴을 보자 가슴이 너무 아파 숨도 잘 쉬어지지 않는 것 같았다.

그는 그 책을 신유리에게서 제일 가까운 곳에 놓아주고는 신유리를 지그시 바라보다가 몸을 돌려 나갔고 문 앞으로 다가가자마자 뒤에서 들리는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보이는 것은 신유리가 서준혁이 놓아준 책을 바로 먼 곳에 던져버리는 모습이었다.

그는 신유리의 병실 문을 꾹 닫고는 자신의 방으로 향했고 보통 위출혈이 오면 아주 강한 고통에 시달리지만 서준혁은 그런 고통 따위 없이 우울감과 절망감에 휩싸여있었다.

“어디 갔었니?”

금방 병실로 돌아온 서준혁의 귀에 쨍한 하정숙의 목소리가 들렸다.

서준혁은 고개를 들어 하정숙을 쳐다보며 되물었다.

“여기는 왜 오셨습니까”

“왜 왔냐고?”

하정숙은 그의 물음에 순간 목소리가 높아지더니 차가운 시선으로 서준혁을 쳐다보다가 애써 진정한 뒤 대답했다.

“물어볼 일이 좀 있어서 왔어.”

“듣자하니 네가 스스로 하 씨 가문 사람들을 찾으러 갔다던데 맞아? 누기 너한테 가라고 했어? 그 사람들이 네가 먼저 찾아오기를 기다리고 있는거 몰랐니?”

그녀는 날선 눈으로 서준혁을 쳐다보며 피식 웃더니 말을 이어갔다.

“신유리 그 애 때문에 그러니? 너 지금 혹시 걔 그런 모습보고 정신을 못 차리는 거야?”

하정숙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서준혁은 고개를 들어 하정숙을 노려보며 굳게 잠겨있던 입을 열었다.

“말 다 하셨습니까”

원래 애써 진정했던 하정숙이 또 다시 화가 나기 시작했고 그녀가 뭐라 고함을 지르기 전에 서준혁이 먼저 말을 이어갔다.

“다 말하셨으면 이제 그만 나가주시죠.”

하정숙은 왔을 때도 화가 나 씩씩 거리면서 왔지만 갈 때는 더욱 더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