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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5화

서창범은 그의 말에 눈빛이 흔들리는가 싶더니 서준혁을 쭉 훑어보았다.

서준혁의 하얗고 깨끗한 피부는 머리위에 있는 조명 덕분에 평소보다 더 차갑게 보였다.

그는 무덤덤한 표정으로 서창범을 쳐다보며 말을 이어갔다.

“만족하셨다면 그 더러운 수작 이제 그만 하시죠.”

서창범이 서준혁의 말에 대답하려고 입을 움찔거렸을 때, 서준혁은 이미 몸을 돌려 떠나버린 뒤였다.

하정숙의 옆을 스쳐지나가던 서준혁은 그녀를 힐끔 쳐다보고는 아무 말 없이 가던 길을 갔고 그 순간, 뒤에서 서창범의 고함소리가 울렸다.

“너 지금 이게 무슨 태도냐!”

하정숙은 그의 말에 피식 웃음을 터뜨리더니 서창범에게 대답했다.

“쟤가 무슨 태도인지는 모르겠지만 당신도 참 못난 어른이네요, 혼자 가서 자기 아들보다 어린 여자애한테 협박이나 하고... 안 쪽팔려요?”

그녀의 말에 화가 머리 끝까지 치밀어오른 서창범이 되물었다.

“네가 뭘 안다고 지껄여?”

“그래요! 나 아무것도 몰라요. 근데 그래도 당신보다는 나은 사람이에요! 준혁이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어요? 이게 다 당신한테서 배운 거잖아요,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지.”

집안에서 두 사람이 다투는 소리가 크게 울려 퍼졌고 그 소리가 듣기가 싫었던 서준혁은 밖으로 나와 옆에 세워져있던 차에 기대섰다.

담배를 피우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던 서준혁이지만 답답한 마음을 조금 달래고자 오래간만에 담배를 손에 들었다.

진한 니코틴의 향기와 자욱한 연기가 피어오르자 서준혁의 마음은 약간 뚫리는 듯 했고 연기는 그의 눈빛에 묻어있던 냉랭함을 조금이나마 덮어주는 것 같았다.

신유리는 임아중의 손에 이끌려 병원으로 향해 검사를 받았는데 그녀 또한 신유리가 병원 관계자에 의해 낙태실로 끌려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임아중은 진지한 표정을 하고 신유리에게 조심스레 물었다.

“너 그 검사결과가 누군가에 의해 조작된게 아니라는 확신은 있어?”

신유리는 그녀의 말에 순간 눈이 동그래지더니 오랫동안 풀리지 않던 답을 얻은 것 마냥 그대로 굳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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