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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9화

모델은 유승호에게 연예인 여자친구가 있는 것을 알면서도 오늘, 이 파티에 같이 오려고 갖은 애교를 부려대 결국 파티장에 입성했다.

그녀는 지금 어떻게 하면 회장님들과 엮일 수 있을지 눈에 불을 켜는 중이다.

하지만 유승호는 그녀를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머릿속엔 온통 걱정뿐이었으니까.

...

강지혁은 임유진을 월세방 안까지 데려다주었다.

“나 오늘은 좀 피곤해서 일찍 쉬고 싶어.”

이건 축객령이나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강지혁은 이곳을 떠날 생각이 없어 보였다. 그는 자연스럽게 그녀의 머리카락을 정리해주더니 이내 부드럽게 매만졌다.

“정말 강현수한테 더 이상 날 사랑하지 않겠다고 했어?”

임유진은 가까이 다가온 그의 얼굴을 보며 답했다.

“그래.”

그녀의 대답에 강지혁의 표정이 조금 어두워졌다.

“헤어졌는데 계속 사랑한다는 것도 웃기지 않아?”

임유진은 피식 웃으며 되물었다.

“그럼 누굴 사랑할 건데?”

강지혁이 한참을 침묵하다가 물었다.

“일단 그게 너는 아니야. 나는 네 누나고 너는 내 동생이니까, 그렇지?”

임유진은 그 말을 하며 그에게 웃어 보였다.

그리고 그 웃음이 강지혁에게는 무척이나 거슬렸다.

“그럼 이제는 강현수를 사랑할 거야?”

강지혁이 그녀를 빤히 바라보며 물었다.

임유진은 그 말에 잠시 침묵했다.

한 번도 강현수를 사랑한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그녀에게 있어 강현수는 그저 어릴 때 같은 위기를 겪은 사람일 뿐이다. 우정이라면 몰라도 사랑은 아니었다.

“너는 누군가를 사랑하는 게 그렇게 쉬운 일로 보여?”

임유진은 그에게 되물었다.

“대답해봐. 너는 우리가 사귀었을 때 내가 너 사랑하다 했던 말 한 번도 믿은 적 없지?”

강지혁은 그 질문에 입을 달싹이더니 그녀를 꼭 끌어안고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강현수 사랑하지 마. 알았어?”

강지혁은 다른 건 몰라도 이거 하나만은 확실했다. 만약 임유진이 강현수를 사랑하게 되면 미친 듯이 질투나 날 거라는 것을 말이다.

두 사람은 헤어졌지만, 임유진은 지금 그저 ‘누나’일 뿐이지만 그녀가 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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