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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6화

강지혁은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그저 가만히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기만 할 뿐이었다.

“혁아, 나 이제 네 생각하는 거 그만할래. 이제는 매일매일, 네 생각했던 거 그만둘래...”

임유진은 취기를 빌어 그동안 묵혀뒀던 말들을 전부 다 전하려는 듯했다.

“너한테는 한 사람을 사랑하고 또 사랑하지 않는 게 그토록 쉬운 일이었구나. 우리는 대체... 누가 누구를 배신했던 걸까...? 맞다, 오늘은 고마워... 나 구해줘서 고맙고... 계산해준 것도 고마워. 하지만 난... 이제 너한테 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어... 아니다. 하나 있네. 이제 더는 네 생각 안 하고 너한테 이렇게 들러붙지도 않을게... 나 그 정도로 질척거리는 사람 아니야... 걱정하지 마...”

임유진은 알까? 그녀가 내뱉은 한마디 한마디가 날카로운 비수가 되어 강지혁의 심장에 꽂히고 있다는걸...

강지혁은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턱하고 막혀오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이미 헤어졌는데, 이제 더는 사랑하지 않는데 대체 왜 그녀는 아직도 그의 모든 감정을 손아귀에 쥐고 흔들 수 있는 걸까?

취기 때문에 어눌한 임유진의 말이, 임유진의 바보 같은 웃음이, 임유진의 모든 행동이 그를 고통스럽게 만들고 있다.

“알겠으니까 그만 말해.”

강지혁의 입에서 고통스러운 듯한 한마디가 흘러나왔다.

“그러면... 딱 한 마디만 더 할게. 마지막으로 딱 한 마디만...”

임유진은 천천히 발끝을 들더니 그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살포시 포갰다. 그녀의 술 냄새와 온기가 천천히 그의 입술 위에 퍼져갔다.

강지혁은 어떠한 반응을 해야 하는지도 잊어버린 듯 몸이 돌처럼 굳어버렸다.

반면, 임유진은 이 모든 키스에 그녀의 감정 전부를 담으려는 듯 그를 잡고 열심히 입을 맞췄다.

키스가 길어지자, 강지혁의 심장은 점점 더 거세게 뛰기 시작했고 그녀의 허리를 감싸던 손은 파르르 떨리기 시작했다.

그는 지금 두려워하는 걸까? 도대체 무엇을?

눈앞에 있는 건 아무런 힘도 쓰지 못하는 여자일 뿐이었지만 그는 지금 세상 그 무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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