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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4화

임유진을 그렇게 환영해 줬던 동료들은 종잇장 뒤집듯 태도를 바꿨고 정한나는 이 모든 상황을 흐뭇하게 지켜만 보고 있었다.

그녀가 원했던 장면이 바로 이거였다!

임유진이 망신을 당하면 당할수록 그녀는 기분이 날아갈 듯 기뻤고 그동안 묵혔던 체증이 싹 내려가는 느낌까지 들었다.

애초에 임유진만 아니었더라면 자신이 이전 로펌에서 해고되고 이곳저곳 헤매는 일도 없을 거라고 정한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때 옆에서 쭉 지켜보던 남자 동료가 눈살을 찌푸리며 입을 열었다.

“다들 그만해요. 이게 뭐 하는 짓입니까, 같은 동료끼리. 그리고 유진 씨가 언제 회식비를 내겠다고 했어요. 오늘은 그냥 더치페이로 합시다.”

그의 한마디에 신나서 떠들던 동료들이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쭈뼛거렸다.

남자 동료가 말했듯 임유진은 단 한 번도 회식 턱을 내겠다고 한 적이 없었고 더군다나 이곳에 있는 사람들은 앞으로 꾸준히 봐야 할 동료들이었기에 더치페이를 못 하겠다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남자 동료는 일단 자기가 먼저 계산하고 이따 송금해 달라며 웨이터에게로 향했다.

“계산할 필요 없으세요. 이미 어떤 분이 계산하셨거든요.”

“네??”

웨이터의 말에 룸에 있던 모두가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대체 누가 그 많은 돈을 선뜻 계산했단 말인가!

“혹시 다른 테이블이랑 헷갈리신 건 아니에요? 저희 중 누구도 계산한 사람이 없어서요.”

정한나가 물었다.

“확실합니다. 그럼 저는 이만.”

웨이터는 옅게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룸을 빠져나갔다.

룸에 남겨진 사람들은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는 듯 입을 다물지 못했다.

대체 누가 계산한 거지?

그러다 문득 모든 사람의 시선이 일제히 임유진에게로 향했다.

임유진은 비틀거리다 간신히 가방을 들더니 조용히 읊조렸다.

“계산... 다 했다고 하니까 이제 가도 되죠?”

그러고는 사람들의 시선 속에서 천천히 룸을 나갔다.

머리는 점점 더 어지럽고 그녀는 이제는 눈앞의 길마저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강지혁이... 계산한 걸까? 아무리 생각해 봐도 그 큰돈을 소리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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