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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4화

그는 그녀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단호할 수 있다는 것을 오늘 처음 알았다.

그녀는 마음대로 자신의 몸을 해쳤다. 그는 그녀의 몸에서 피가 흘러나오는 것을 보았을 때 온몸이 차가워졌고 모든 신경이 곤두섰다.

마치 그녀가 깨진 유리컵을 그의 몸에 박은 것 같았다.

너무나도 아팠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 그의 고통과 분노는 탁유미를 웃게 만들었다. 그저 가볍게 웃었을 뿐인데 복부의 피는 더 빨리 뿜어나왔다.

“웃지 마!”

그는 당황스러웠다. 그녀의 피가 너무 많이, 너무 빨리 흐를까 봐 걱정되었다.

그녀의 웃음은 마치 당황한 그를 비웃는 것 같았다.

“이러면, 목숨 갚은 셈이지?”

탁유미는 다소 힘이 든 채 말했다. 그녀는 피가 뿜어나오는 것을 느꼈지만 죽지 않을 것임을 직감했다.

그때 감옥에서 그녀는 너무 많은 상처를 입었는지라 이정도 부상은 그녀의 목숨을 앗아갈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녀가 이렇게까지 결연한 것은 이경빈이 그녀의 결심을 알기를 바랐을 뿐이다.

“난 남은 생 동안 아이를 갖지 않을 수도 있어. 아니면 네가 의사보고 내 자궁을 떼어내라고 해도 돼. 아, 물론, 지금 자궁이 이미 다쳤을 수도 있겠네? 그럼 아이를 아예 낳지 못하겠지.”

탁유미는 다소 힘이 들어서는 말했다. 비웃음이 담긴 두 눈으로 안색이 창백해진 그 남자를 바라봤다.

그의 얼굴에는 혈색이 일도 없었다. 그의 검은 눈동자에는 긴장하고 고통스럽고 당황스러움이 묻어있었다. 꼭 마치... 그녀를 무척 신경 쓰듯이 말이다. 만약 그때 그녀가 그의 매정스러움을 맛보지 않았더라면 정말 그가 걱정한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그는 그저 그녀가 그와 공수진에게 아이를 낳아주지 못할까 봐 걱정되었을 뿐이다.

“이경빈, 나... 이거로 갚으면 되겠어?”

그녀의 피는 그녀의 몸을 타고, 손가락을 타고, 흘러내렸다. 고급 카펫 위에 끊임없이 뚝뚝 떨어졌다.

그의 두 눈은 빤히 그녀를 바라보기만 할 뿐 한마디도 내뱉지 못했다. 그는 그녀가 이렇게 결연할 것이라고 생각지도 못했다.

그가 두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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