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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1화

임유진은 강지혁의 시선이 자신 쪽으로 향하려는 걸 느끼고는 서둘러 자리를 뜨려고 했다. 그렇게 막 몸을 돌려 옆으로 지나가려는데 마침 그녀 쪽으로 다가온 누군가와 부딪혀버리고 말았다.

“죄송합니다!”

임유진은 얼른 그에게 사과했다.

“앞을 똑바로 안 보고 다녀? 내가 누군지 알고 감히 부딪혀?!”

그녀가 부딪힌 남자는 술에 잔뜩 취했는지 고약한 술 냄새를 풍기고 있었다.

“죄송합니다. 일부러 그런 건 아니었어요.”

지금, 이 상황에 그녀가 할 수 있는 거라곤 사과뿐이었다.

그때 옆으로 누군가의 따가운 시선이 느껴졌고 그녀는 단번에 그게 강지혁이라는 걸 알아챘다.

낯선 사람한테 굽신거리는 모습을 보여줘 버렸다는 생각에 그녀는 창피함과 쓸쓸함이 한꺼번에 밀려왔다. 이건 아직 조금이나마 남아있는 알량한 자존심 때문일까?

이미 헤어진 사이라고는 하나, 연인이었을 당시 비참한 모습을 자주 보여줬다고는 하나 지금만큼은 그에게 이런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머리가 점점 더 어지러워 나고 있음을 느낀 임유진은 가능한 한 빨리 이 자리를 벗어나고 싶었지만, 그녀와 부딪힌 이 술주정뱅이는 쉽게 그녀를 놔주지 않았다.

“그렇게 죄송하면 내 술 상대 좀 해. 평생 마셔볼 일 없는 좋은 술을 맘껏 맛볼 수 있을 거야.”

남자가 느끼한 말을 하며 임유진의 어깨를 끌어안듯 몸을 가까이 붙여오자 그녀는 반사적으로 몸을 옆으로 피해버렸다.

임유진은 이런 술주정뱅이와는 이 이상 엮이면 못 볼 꼴만 보게 될 게 뻔할 거라는 생각에 지금은 한시라도 빨리 이 자리를 벗어나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임유진을 끌어안으려는 목적에 실패한 남자는 자존심이 상했는지 바로 다리를 들어 그녀의 몸을 힘껏 차버렸다.

갑작스러운 공격에 임유진은 중심을 잡지 못하고 뒤로 몇 걸음 뒤뚱거리거니 그대로 땅에 쓰러지고 말았다. 남자에게 맞은 왼쪽 허리에서 알싸한 고통이 일었다.

“이런 X 년이, 감히 튕겨? 내가 좋게 좋게 넘어가 줬으면 고맙다고 안길 것이지. 어디서 감히 내 손을 피해?”

남자는 거친 욕을 마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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