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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2화

몸을 일으키는 순간 아까 남자에게 얻어맞은 왼쪽 허리에서 또다시 심한 통증이 일었고 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많이 아파?”

청량한 목소리가 그녀의 귓가에 울려 퍼지더니 곧 예쁜 손이 그녀의 왼쪽 허리를 살포시 감쌌다.

그에 임유진의 몸이 티 나게 굳어버렸고 그와 닿고 있는 왼쪽 허리만 뜨겁게 달아오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지금 강지혁의 얼굴은 속눈썹까지 세어볼 수 있을 정도로 가까이 다가왔다.

역시... 예쁘네.

그의 눈꺼풀이 미세하게 움직일 때면 그녀의 심장도 같이 떨리는 듯했다. 그녀의 얼음장 같던 마음을 녹여줬던 것도 이 얼굴이었다. 하지만 가까스로 녹았던 그 마음이 이제는 또다시 얼어붙기 시작했다.

임유진은 이를 깨물고 몸을 가까스로 지탱하더니 떨리는 마음을 진정시킨 후 천천히 입을 열었다.

“강지혁 씨, 도와줘서 고마워요. 전... 괜찮아요.”

그녀는 오랜만에 존댓말까지 써가며 정중하게 인사한 후 자신의 허리춤에 있던 강지혁의 손을 서서히 풀어버렸다. 그러고는 조금 비틀거리며 다시 룸으로 향했다.

한편, 강지혁은 멀어져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하염없이 바라만 보았고, 두 손은 갈 길을 잃은 채 그녀가 움직여 줬던 그대로 가만히 굳어버렸다.

손에는 아직 그녀의 온기가 남아있는 것 같았다.

아까 임유진을 본 순간 강지혁은 자기도 모르게 그녀의 곁으로 다가가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고 그녀가 웬 남자한테 맞았을 때는 살인 충동마저도 느꼈다.

이제 더는 그녀를 의식하지 말자고 매번 다짐하지만, 임유진의 얼굴만 보면 마치 자석에 이끌리듯 그녀에게로 가는 시선을 멈출 수가 없었다.

둘은 이미 헤어진 사이인데 대체 왜 이러는 걸까?!

“대표님.”

그때 고이준이 강지혁을 불렀다.

주위에는 어느덧 많은 손님이 몰려들었고 방금 있었던 소란 때문에 가게 매니저와 경호원들까지 달려왔다.

물론 허겁지겁 달려왔다가 강지혁의 얼굴을 보고는 서로 말이라도 맞춘 듯 아무 말도 못 하고 가만히 서 있을 뿐이었지만 말이다.

“나더러 강지혁 씨래.”

강지혁의 뜬금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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