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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0화

“자, 우리 새로 입사한 임유진 비서를 위하여!”

직장동료는 잔을 들고 술을 권하기 시작했다.

회식 자리의 주인공인 임유진은 당연히 사람들이 술을 권하는 대상이었다.

임유진의 주량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그녀는 몇 잔만 마셨는데도 약간 어질어질했다.

그녀는 동료들이 술을 권했지만 어쩔 수 없이 핑계를 대며 화장실에 갔다.

화장실에서 임유진은 세면대 옆에 기댄 채 술기운 때문에 뜨거워진 얼굴을 물로 헹궜다.

그리고 그녀의 눈동자는 거울 속 자신을 빤히 바라봤다. 이마와 볼에 흐트러진 머리카락에는 물방울이 맺혀있었다. 빨개진 두 볼, 앙증맞은 코, 그리고 평소보다 더 붉은 입술.

그녀가 눈을 깜빡일 때마다 속눈썹은 마치 작은 부채 같았다.

예전에 그녀는 자신의 속눈썹이 매우 길고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때로는 연하게 화장할 때면 마스카라도 할 필요 없었다. 하지만 강지혁을 만난 후, 그녀는 남자의 속눈썹도 그렇게 예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혁이의 속눈썹은 엄청 예뻤다. 그의 새까만 눈동자를 더욱 돋보이게 했다. 속눈썹이 매번 흔들릴 때마다 사람을 설레게 했다. 그녀로 하여금 감정을 억누를 수 없게 했다...

세상에, 그녀는 또 그의 생각을 했다.

임유진은 머리를 힘껏 저으며 다시 찬물로 얼굴을 씻고 정신을 차리려고 애썼다.

이 세상에는 더 이상 혁이는 없다. 다만 강지혁만 있을 뿐이다.

그녀는 심호흡하고 화장실에서 나왔다. 찬물로 세수했는데도 머리가 어지럽고 조금 있으면 더 취할 것만 같았다.

마침 그녀의 핸드폰이 울렸다. 한지영한테서 걸려 온 전화였다.

그녀가 통화 버튼을 누르자 전화 너머로 한지영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유진아, 어딨어? 집에 없던데?”

“너... 나 찾으러 갔어?”

임유진은 입을 열었다. 한마디만 했을 뿐인데 술에 취해 혀가 꼬였다.

“응, 근데 너 목소리 왜 그래?”

한지영은 이내 되물었다.

“술 좀 마셨어.”

“술? 어디서?”

한지영은 갑자기 긴장되었다. 필경 유진이는 원래 술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으니깐.

“그릴앤바.”

임유진은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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