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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9화

“그저 일반인이에요... 옛날엔 친구였는데 지금은 연락 안 해요.”

임유진은 씁쓸해서 말했다.

차 변호사는 뭔가 생각에 잠기더니 입을 열었다.

“그럼 그 친구에게 잘해야겠네요. 그 친구가 아니었다면 유진 씨는 지금 변호사 일을 할 수도 없었을 거예요.”

임유진은 차 변호사의 사무실에서 나온 후에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솔직히 말해서, 그녀는 방금 새 상사가 그녀를 도와 사건을 뒤집은 사람이 도대체 누구인지 꼬치꼬치 캐 묻을까 봐 걱정이었다.

자신의 자리로 돌아온 임유진은 일을 손에 익히기 시작했다.

처음 입사했을 때, 그녀도 반년 동안 비서로 일했던지라 지금 다시 비서 일을 하니 오히려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다. 일이 좀 사소하고 잡다하긴 하지만 어렵지는 않았다.

정한나는 그녀의 앞에서 어슬렁거리더니 강지혁에 관한 일을 슬쩍 물었지만 임유진은 덤덤하게 그 물음들을 비껴갔다.

퇴근 시간이 되자, 임유진은 막 퇴근하려는데 마침 장한나의 소리가 들렸다.

“오늘 유진 씨가 새로 입사했는데 우리 유진 씨를 위해 환영하는 겸 회식하는 게 어때요?”

사람들은 이내 맞장구를 쳤다.

“좋아요. 새 동료의 입사를 축하해요.”

“그러게요. 어쩌다 여자 동료가 입사했는데 축하해야죠!”

“그럼 다 같이 가시죠.”

임유진은 상황을 보고 거절하기도 무안했다. 게다가 필경 그녀가 처음 입사했기 때문에 인간관계도 가꾸어야 했다. 만약 출근 첫날부터 어울리지 못한다면 앞으로 계속 함께 어울리기 어려울 것이었다.

그리고 변호사 같은 직업은 인맥이 중요하다.

비록 장한나가 제기한 제안이었고 분명히 호의는 아니었지만 임유진은 이 상황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그녀는 장한나가 도대체 무슨 꿍꿍인지도 생각했다. 그녀가 진심으로 회식하자는 건 아닐테니 말이다.

임유진이 지원한 직책은 비서인지라 회식에 참석하는 것은 사무소에서 경력이 짧은 변호사거나 임유진과 마찬가지로 비서뿐이었다.

그런데 이 사람들만 합쳐도 열 명쯤 되었다.

다만 목적지에 도착해서야 임유진은 그릴앤바에 간다는 것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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