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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6화

“걘 정말 네 원수야, 걔만 나타나면 넌 또 이렇게 다치잖아.”

탁유미 엄마는 분에 가득 차서 말했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 진짜 걔 말대로 너 혼자 찌른 거야?”

“네.”

탁유미는 빠르게 인정했다.

“네, 엄마, 제가 그런 거예요.”

“하지만 너...”

“나보고 아이를 낳아달라는 거예요.”

탁유미는 씁쓸한 표정으로 말했다.

“우습죠? 그땐 저한테 그렇게 대해놓고 지금 저한테 복수하려는 방식이 뜻밖에도 아이를 낳으라는 거예요.”

“걔 설마 너한테 아직 감정이 남아있는 거 아니냐? 필경 너희들 전에는...”

“엄마!”

탁유미는 엄마의 부질없는 환상을 깨버렸다.

“그가 나에게 아이를 낳으라고 한 건 공수진이 아이를 낳을 수 없었기 때문이죠. 단지 날 도구로 여겼을 뿐이에요. 만약 나에게 아직 감정이 남아있다면 당시 나를 감옥에 보내지도 않았겠죠.”

그 말을 들은 탁유미 엄마는 안색이 어두워졌다.

“죄야, 네 아버지가 지은 죄를 지금 너 보고 갚으라니! 이경빈이 어떻게 너한테 그래, 네가 걔를 위해...”

“엄마, 됐어요.”

탁유미는 엄마의 말을 가로챘다. 과거의 모든 것은 그녀한테는 악몽일 뿐이었다. 그저 그녀가 잊으려고 애쓰는 악몽이었다.

“지금 이시간에 병원에 오시면 윤이는 어떡해요?”

“집주인보고 잠시 봐달라고 했어. 이경빈이 볼까 봐 병원은 데리고 올 수 없었어. 하지만 지금 이경빈이 갔으니 내가 윤이를 병원에 데리고 오는 게 낫겠어, 널 돌보는 것도 더 편하고.”

“괜찮아요, 저... 저 병원에서 간병인을 찾으면 돼요. 어쨌든 병원에서 밥은 다 챙겨주니까, 윤이를 병원에 데려오지 마세요. 내가 다쳐서 입원한 것도 윤이한텐 말하지 마세요.”

그녀는 아들이 이경빈에게 들킬 가능성을 무릅쓸 수는 없었다.

“하지만 너 너무 심하게 다쳤...”

“엄마, 나 잘 살게. 엄마 노후도 챙겨줘야지, 윤이 크는 것도 봐야지.”

탁유미는 애써 얼굴에 웃음을 담은 채 말했다. 그녀는 엄마가 자기 때문에 걱정하는 게 싫었다.

엄마가 그녀를 위해 했던 고생은 이미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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