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669화

"1년?"

한지영은 조금 놀란 듯 보였다.

"혁이한테는 저녁에 얘기해보려고."

말은 그렇게 했지만, 임유진은 강지혁이라면 흔쾌히 동의할 것 같았다. 이제까지 그 많은 요구를 다 들어줬던 그니까.

한지영은 조금 초췌해진 친구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더니 입을 열었다.

"우리 쇼핑하러 갈까? 연신 씨가 나랑 같이 포럼에 참석하려고 이 근처 백화점에서 옷을 주문해 뒀다고 했거든. 그거 찾고 나서 같이 쇼핑하러 가자."

사실은 포럼이든 연회든 한지영은 다른 사람 눈에 띄는 일을 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백연신은 한번 같이 가더니 꽤 기분이 좋았는지 어디든 그녀와 함께 가려고 했다.

그녀를 제일 화 나게 했던 건 일과 야근을 핑계로 가고 싶지 않다고 말하면 백연신은 늘 웃는 얼굴로 알겠다고 하고서는 다음 날 바로 상사에게 전화를 걸어 일을 빼주거나 야근을 못 하게 한다는 것이다.

두 사람은 먼저 한지영의 옷을 찾으러 매장으로 향했다. 백연신은 그저 그런 흔한 브랜드가 아닌 제일 비싼 브랜드의 옷을 주문했다.

매장에 도착한 한지영이 백연신의 이름을 대자 매장 직원은 활짝 미소를 지으며 옷을 가져와 그녀에게 한번 입어 볼 것을 제안했다. 마음에 안 드는 곳이 있으면 언제든지 수선 가능하다면서 말이다.

"유진아, 잠깐만 나 옷 좀 입어보고 올게."

임유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

매장 안을 이리저리 둘러보던 중 문득 뒤편 매장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현수 씨, 여기 엄청 비싸던데 너무 많이 사는 거 아니에요, 우리? 나는 저렴한 거라도 괜찮은데."

"기왕 온 거 제일 좋은 거로 골라. 좋아하는 거 있으면 다 사."

곧이어 남자의 목소리도 들려왔다.

"현수 씨는 너무 다정한 것 같아요."

배여진이 몸을 배배 꼬며 달콤하게 웃었다.

"날 구해준 사람한테 잘하는 건 당연한 거야."

강현수는 담담하게 말을 뱉은 후 시선을 돌려 우연히 뒤쪽 가게를 쳐다봤다. 그러다 익숙한 뒷모습을 발견하고는 순간 몸이 얼어버렸다. 단지 뒷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눈가가 뜨거워졌다.

그는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