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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3화

"사실 우리 지금도 결혼한 거랑 다를 거 없잖아."

생각해보면 두 사람은 지금 같은 집에 살고 있고 심지어는 같은 침대까지 사용하고 있다.

결혼과 다른 점이 있다면 그저 나라가 허락했다는 종이 쪼가리만 없을 뿐이다.

"달라."

강지혁이 단호하게 말했다.

"사람들 눈에 누나는 강씨 가문 사모님이 아니잖아. 나는 누나가 하나부터 열까지 다 내 거였으면 좋겠어. 물론 나도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누나 것이 되고 싶고."

임유진은 강지혁이 형식적인 절차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구나 싶었다.

"결혼했다가 이혼하는 커플도 있어."

아무런 생각 없이 내뱉은 말에 강지혁의 얼굴은 무섭게 굳어졌고 칠흑 같은 눈동자가 더욱더 어둡게 가라앉았다.

"그러니까 누나 말은 우리도 언젠가 이혼할 거라는 소리야?"

임유진은 아까부터 자신의 팔을 잡고 있던 강지혁의 손에 점점 더 힘이 들어가고 있음을 느꼈다.

"그런 뜻 아니야. 그냥 결혼했다고 해서 우리가 하나부터 열까지 서로의 것이 되는 게 아니라는 말이 하고 싶은 거야. 결혼은 사람이 하는 거지 그딴 종이 쪼가리가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니야."

임유진은 강지혁의 눈을 마주하며 계속 말을 이었다.

"우리가 서로를 사랑할 때면 우리는 서로의 것이겠지만 만약 사랑하지 않게 되는 날이 오면 그때는 아무리 나라에서 결혼한 사이라고 지정해도 아무것도 아닌 사이가 되겠지."

"나 안 사랑할 거야?"

강지혁은 이글거리는 눈동자와는 다르게 꽤 조심스럽게 묻고 있다.

그러자 임유진이 입꼬리를 살짝 말아 올리며 웃었다.

"혁아, 내가 너를 사랑하지 않을 이유가 어디 있어."

강지혁은 그녀를 위해 많은 걸 해주었고 절망 속에 허우적거리는 그녀를 구제해주었으며 기꺼이 사랑해주었다. 이런 남자를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게다가 언제부턴가 그를 향한 사랑이 점점 더 커져만 가는 걸 느끼고 있다.

하지만 그녀의 말에 강지혁의 마음은 더 가라앉을 수밖에 없었다.

사랑하지 않을 이유가 어디 있냐고? 그럴 이유가 있다는 게 문제였다!

"날 사랑해줘. 내 곁을 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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