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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6화

임유진은 두 눈을 번쩍 떴다. 또 그 꿈이었다. 어린 남자아이와 여자아이의 꿈.

다만 이번엔 남자아이가 바닥에 주저앉았고 임유진은 곧바로 잠에서 깼다!

시선을 올리자 익숙한 그 눈빛과 마주했다. 강지혁은 한없이 짙은 두 눈으로 그녀를 쳐다봤다. 그의 눈동자는 마치 칠흑 같은 깊은 바다처럼 아득했다.

“꿈꿨어?”

강지혁이 얇은 입술을 움직이며 그녀에게 물었는데 목소리가 왠지 희미하게 들렸다.

“응.”

임유진이 머리를 끄덕이고 벽시계를 봤더니 어느덧 새벽 두 시를 넘긴 시각이었다.

“나 때문에 깼어?”

“아니.”

강지혁이 대답했다.

“나도 마침 잠이 안 오더라고. 무슨 꿈을 꿨길래 안색이 이렇게 창백해?”

임유진이 입을 열었지만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라 망설였다. 한 여자아이가 남자아이를 구하는 꿈을 꿨는데 그 남자아이가 강현수 같다고 말해도 될까?

안 그래도 강지혁은 강현수가 그녀를 어릴 때 그 소녀로 착각한 일을 언짢게 생각하고 있는데 왜 지금 이런 꿈을 꾼 건지 이해되지 않았다. 배여진이 어릴 때 강현수를 구해줬다고 말한 것 때문에 이런 꿈을 꾼 걸까?

그런데 왜? 꿈속의 여자아이가 왜 꼭 임유진 본인처럼 느껴질까?

“아니야, 아무것도.”

임유진이 가볍게 머리를 흔들었다.

“그냥 별 의미 없는 꿈이었어.”

의미 없는 꿈? 강지혁의 속눈썹이 파르르 떨렸다.

“이마에 땀 엄청 많이 흘렸어.”

강지혁은 말하면서 그녀의 이마를 닦아주었다.

임유진은 그제야 이마에 땀이 난 걸 발견했다. 손과 등에도 온통 땀으로 흠뻑 젖었다.

하지만 곧이어 강지혁의 손이 그녀의 이마에 멈췄다. 더는 아래로 내려가며 땀을 닦아주지 않았다.

임유진은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

“왜 그래?”

순간 강지혁의 안색이 확 일그러졌다. 그는 힘겹게 손을 거두어들였다.

임유진은 그의 손을 확 잡았는데 손이 엄청 세게 떨렸다.

“너 손 왜 이렇게 떨어?”

그녀는 묻자마자 발견했다. 강지혁은 손뿐만 아니라 전신이 격하게 떨리고 있었다.

“혁아, 왜 그래? 왜 이렇게 심하게 떠는 거야?”

임유진이 초조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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