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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5화

배여진은 턱을 치켜들었다.

"솔직히 말하면 현수 씨가 나 그동안 많이 찾고 있었다는 거 알고 설렜어. 그리고 나 이제 이혼도 했고 이제는 자유롭게 내 행복을 찾아다녀도 아무 문제 없는 거잖아. 나 너랑 현수 씨 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라는 거 알아. 내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너를 나로 오해하기도 했었다는 얘기도 들었고. 하지만 결국 네가 아니라 나였잖아. 안 그래? 그러니까 앞으로는 좀 주의해 줬으면 좋겠어."

요즘 배여진은 항상 스타일리스트에게 코디와 메이크업을 받는다. 생긴 건 평범해도 꾸미면 연예인 버금가는 외모가 되어버려 그녀는 지금 자신감이 최고치에 달했다.

그녀는 자신이 예쁘게 꾸미기만 한다면 강현수의 전 여자친구들에게 절대 꿀리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유진아, 난 네가 내 행복을 방해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만약 방해한다면 그때는 그게 아무리 사촌 동생이라도 난 절대 용서하지 않을 거야."

배여진은 하늘에서 굴러온 강현수라는 떡을 절대로 남에게 빼앗길 수 없었다.

...

임유진은 지금 또다시 비슷한 꿈을 꾸고 있다.

꿈속 남자아이 얼굴은 여전히 몽롱한 상태였고 꿈속에서 그녀는 상대방의 손을 놓지 않으려 안간힘을 주고 있다. 두 사람은 젖먹던 힘까지 끌어내 위로 올라가려고 애썼다.

언덕은 너무 가팔랐고 발을 헛디디는 순간 죽지는 않겠지만 심한 부상을 입을 게 뻔했다.

남자아이의 몸은 힘을 다 소진한 듯 점점 떨리기 시작했고 여자아이는 끊임없이 그에게 힘내라고 외쳤다.

"나 절대 안 놓을 거니까, 너도 조금만 더 힘을 내. 내가... 내가 꼭 너를 저 위에까지 데리고 올라갈게! 그러니까 포기하지 마!"

"정말 안 놓을 거야?"

남자아이가 두려움 섞인 목소리로 물었다.

"응, 안 놓을 거야."

여자아이는 그 어느 때보다 더 단호하게 대답했다.

두 아이는 몇 번이나 더 언덕 아래로 굴러떨어질 뻔했지만 포기하지 않은 덕에 끝내 여자아이가 남자아이를 제일 안전한 곳까지 끌어올렸다.

안전하다는 확신이 드는 순간 두 사람은 바닥에 털썩 누워버렸다.

"내가 그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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