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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2화

강지혁은 직원을 향해 말했다.

"이거 다 포장해 주세요."

직원도 큰손 손님에 들떴는지 아이템들을 포장하는 손이 기뻐 보였다. 강지혁은 계산한 후 쇼핑백을 받아들었다. 임유진은 이것들이 전부 강지혁의 마음이라고 생각하고 아무 말 않기로 했다. 그리고 여기서 또다시 거절했다가는 강지혁이 속상할 것 같았으니까.

"그럼 이제 옷이랑 신발도 좀 둘러 볼까?"

강지혁은 마치 자기 옷을 쇼핑하는 사람처럼 들떠있었다.

"나 옷 있어. 머리끈은 필요해서 산 거고."

"난 누나가 예쁜 옷 입은 모습도 보고 싶어."

강지혁이 계속 말을 이었다.

"남자가 여자를 사랑하는 표현 중 하나가 돈 쓰는 거라던데? 그리고 나는 그때 누나가 나 옷이랑 신발 사줬을 때 거절 안 했잖아."

임유진은 반박할 말이 없었다. 하지만 이대로 내버려 두면 강지혁이 비싼 브랜드만 골라 살 것 같아서 임유진이 먼저 입을 열었다.

"그럼... 내가 좋아하는 거로 고를게."

"그래."

이곳저곳을 돌아보다 임유진은 정말 제 마음에 쏙 드는 옷과 신발을 발견했다.

그녀는 곧바로 옷을 입어보았고 거울에 비친 제 모습이 꽤 마음에 들었다. 게다가 가격도 너무 비싸지 않아 안성맞춤이었다.

임유진은 지금 바캉스 느낌 나는 베이지색 긴 드레스와 같은 색 계열의 샌들을 신고 있었다.

대체 얼마 만에 이런 느낌의 옷을 입어보는 건지...

그녀는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가만히 들여다보고는 마치 예전의 자신의 모습으로 돌아간 것 같아 기분이 이상했다.

다만 지금의 그녀가 풍기는 분위기는 예전과는 매우 달랐다. 예전의 임유진이 날이 잘 서 있는 칼과 같았다면 지금의 그녀는 날이 무뎌지고 녹이 슨 그런 느낌이었다.

하지만 그녀의 눈빛만큼은 막 출소했을 때와 확연히 달라졌다. 어두컴컴하고 우울한 기운이 조금은 가셔진 것 같았다.

강지혁 때문일까? 강지혁 때문에 임유진이 희망이라는 걸 품을 수 있게 된 걸까?

그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자기를 절망에 빠트린 사람이 지금에 와서는 희망을 주는 사람이 돼 있을 줄은.

"마음에 들어?"

그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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