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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1화

임유진은 깜짝 놀랐다.

강지혁이 지금... 화내는 건가?

"누나가 직접 돈을 벌고 싶다고 해서 배달원 하는 것도 허락했고, 나한테 의지하고 싶어 하지 않는 것 같아서 최대한 그렇게 했어. 그래, 다 괜찮아. 이해할 수 있어."

강지혁은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말을 이었다.

"하지만 남자친구로서 여자친구 선물 정도는 사줄 수 있는 거잖아. 누나는 날 누나 애인으로 보기는 해?"

임유진은 입술을 살짝 깨물고 강지혁의 질문에 답을 할 수 없었다.

"나한테 의지하고 싶지 않다는 거 알아.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가 주려는 모든 걸 다 거절할 필요까지는 없는 거잖아."

강지혁은 그녀에게 더 좋은 인생을 선물해 주고 싶었고 돈에 허덕이는 삶을 살게 하고 싶지 않았다. 물론 그녀가 이렇게 된 게 과거에 있던 일 때문이고 변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는 건 알고 있다.

하지만 가슴이 꽉 막히는 듯한 이 감정을 아무리 억누르려고 해도 억눌려지지 않는다. 사실 이 감정은 임유진보다는 강지혁 자신을 향한 것이다.

만약 그때 강지혁이 일이 그렇게 흘러가게 내버려 두지 않고 임유진을 위해 몇 마디만 했더라면 그녀는 지금 어떤 삶을 살고 있었을까?

임유진의 생활을 엉망으로 만들어 놓고 전도유망한 변호사에서 일자리도 제대로 못 찾는 사람으로 만들어 버린 것은 다름 아닌 강지혁이다. 임유진에게 경제적 압박을 느끼게 하고 그녀로 하게끔 저렴한 물건을 사는 일에서조차 주머니 사정을 걱정해야 하는 사람으로 만들어 버린 것은 모두 강지혁이다.

임유진은 깊게 숨을 들이켜고는 강지혁을 향해 말했다.

"알겠어. 그럼 머리끈 네가 사줘."

임유진은 곰곰이 돌이켜보더니 자신이 너무 선을 그은 것 같다고 느꼈다. 전과 똑같은 전철을 밟고 싶지 않은 마음에, 남에게 기생하는 기생충이 되고 싶지 않은 마음에 임유진은 모든 걸 다 제 힘으로 하려고 했다.

하지만 지금 강지혁과 자신은 연인 사이고, 연인 사이에 꼭 모든 걸 그렇게 선 가르듯이 나눌 필요는 없었다. 오히려 지금처럼 그 선이 그들 사이를 가로막는 방해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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