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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4화

"네 아버지가 어떤 꼴이 났는지 벌써 잊은 거냐?"

강문철은 또다시 했던 말을 반복했다.

"잊은 적 없어요. 그리고 말씀 드렸을 텐데요. 아버지처럼은 되지 않을 거라고."

강지혁 역시 똑같은 말을 되풀이했다.

"그럼 지금 당장 그 임유진이라는 아가씨 집에서 내보내거라. 그리고 다시는 네 앞에 얼씬도 못 하게 멀리 치워버려."

강문철이 화를 내며 말했다.

"그건 안 될 것 같아요, 할아버지."

강지혁은 아까 강문철이 임유진을 치워버리라고 했을 때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 머리보다 몸이 본능적으로 그 제안을 거부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너!"

강문철은 단호한 손자의 말에 눈을 부릅뜨고 강지혁을 노려보았다.

"할아버지, 전 아버지 전철을 밟을 생각 같은 거 없어요. 난 모든 걸 내 손아귀에 쥐고 있을 거예요. 누나도 나라는 존재 없이는 못 살아가게끔 만들 거고요."

강지혁은 무섭게 웃었다.

"그러니까 할아버지도 인제 내 일에 신경 쓰지 마세요. 만약 여기서 더 간섭하려 든다면 저도 그때는 아무리 할아버지라고 해도 가만 있지는 않을 거예요."

강문철은 그 말에 화가 단단히 났는지 빨개진 얼굴로 연신 기침을 해댔다. 그러고는 자신의 손주를 보며 차갑게 말했다.

"너 지금, 이 할애비를 협박하는 거냐?"

"설마요. 그냥 잘 알아두시라고요."

강지혁은 강문철의 두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그 여자 털끝이라도 건드리면 저 진짜 가만 안 있을 겁니다, 할아버지."

강문철은 강지혁의 경고에 손으로 이마를 짚으며 물었다.

"도대체 그 아가씨 어디가 그렇게 좋더냐? 뭐가 널 이렇게까지 하게 만들었냔 말이다."

강문철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일전 임유진을 병원까지 데려와서 봤을 때 그녀는 정말 평범하기 그지없는 여자였고 자신이 마음속에 있는 며느리 상하고는 거리가 멀었다.

"처음으로 나한테 자신을 누나라 부르라고 했던 여자니까요."

강지혁은 미소를 지으며 그녀가 했던 말을 떠올렸다. 그녀는 그에게 앞으로 둘이서 서로의 버팀목이 되어주자고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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