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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8화

임유진은 어두운 걸 싫어해 잘 때도 불을 켜고 자는 걸 강지혁은 잘 알고 있다.

예전에 월세방에 지낼 때 그녀는 뒤로 가면서 한동안 불을 끄고 잘 수 있었지만 그 이후로 또다시 불을 켜고 자는 습관으로 돌아간 듯싶었다.

강지혁은 미간을 살짝 구겼다.

‘방에 없나?’

막 자리를 뜨려는데 무거운 한숨 소리가 안에서 들려왔다.

‘있어!’

강지혁은 불쑥 걸음을 멈추고 벽을 쓰다듬으며 스위치를 켰다. 순간 방 안이 환하게 빛났다.

임유진은 가녀린 체구로 방 안의 구석에 움츠리고 앉아 벽에 등을 기대고 얼굴을 다리 사이에 파묻고는 어깨를 들썩거렸는데 침울한 흐느낌이 간혹 들려왔다.

그녀가 지금 우는 걸까?

강지혁은 눈을 가늘게 뜨고 재빨리 앞으로 다가가 쪼그리고 앉아서 그녀를 바라봤다.

“왜 그래? 무슨 일이야?”

그의 목소리에 화들짝 놀란 임유진은 몸을 움찔거리더니 머리를 살짝 들고 눈물이 그렁그렁한 채로 그를 쳐다봤다.

두 눈이 빨갛게 부은 걸 보니 한참 운 듯싶었다. 얼굴은 이미 눈물범벅으로 돼버렸고 가냘프고 괴로운 표정을 짓고 있는데 순간 강지혁은 심장을 쿡쿡 찌르듯이 아파졌다.

임유진은 좀처럼 울지 않는데 매번 그녀의 우는 모습을 볼 때마다 강지혁은 어쩔 바를 몰랐다.

“말해, 대체 무슨 일이야?”

그는 한참 후에야 제 목소리를 찾았다.

임유진은 코를 훌쩍거리며 겨우 말했다.

“엄마가... 엄마가 어디 있는지 못 찾겠어. 찾을 수가 없어... 도무지 찾을 수가 없다고...”

그녀는 이 말을 내뱉는 순간 또다시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집에 돌아온 후 한참 동안 생각해봤지만 아빠가 엄마 무덤을 대체 어디로 옮긴 건지 도통 알 수 없었다. 묘원? 아니면 다른 어떤 매장 가능한 곳이 있을까?

찾고 싶어도 어디서부터 어떻게 찾아야 할지 두서가 안 잡혔다.

나중에 아빠와 새엄마, 그리고 임유라까지 아무리 전화를 걸어도 해답을 얻지 못했다.

그녀는 더이상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백억을 달라고? 저 자신을 팔아도 백억은 안 될 텐데!

임유진은 문득 강지혁을 빤히 쳐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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