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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1화

그녀는 코가 시큰거리더니 멈췄던 눈물이 또다시 흐르기 시작했다.

"울고 싶으면 그냥 울어, 누나."

강지혁이 그녀의 눈가를 어루만져주었다. ‘누나’라는 한 단어가 그녀가 지금까지 쌓아왔던 고통과 슬픔을 모두 무장 해제시켜버렸다.

임유진은 더는 참지 못하고 아이처럼 울어버렸다. 이렇게 소리 내어 울어본 적이 언제였는지, 소리 내어 운다고 한들, 눈물을 많이 흘린다고 한들 그녀가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은 여전히 자신뿐이었고 눈물은 값어치가 없었다.

하지만 지금 그가 ‘누나’라고 부르자 갑자기 엄마 생각이 떠올랐고 한 번도 자신을 ‘누나’라고 부른 적 없는 남동생도 떠올랐다.

그때 엄마와 남동생이 임유진 곁을 떠나지만 않았으면 그녀가 이렇게까지 외롭지는 않았을까? 그랬다면 그녀도 진정한 가족이 생길 수 있었을까?

임유진의 울음에 강지혁이 깜짝 놀랐다. 아까 입술을 깨물고 소리 내 울지도 못하는 그녀를 바라볼 때는 마음이 아팠는데 큰 소리로 울고 있는 그녀를 보니 이제는 어찌할 줄을 몰랐다.

그녀의 눈에서 닭똥 같은 눈물이 뚝뚝 떨어지는 것을 보며 강지혁은 마치 신경 하나하나가 다 마비된 사람처럼 그저 굳어 있을 뿐이었다.

강지혁은 자신의 엄마가 자신과 아버지를 버리고 떠났을 때도, 아버지가 눈이 펑펑 내리던 곳에서 얼어 죽었을 때도 그저 가엽다는 느낌만 들었을 뿐 이러한 감정은 느껴본 적이 없었다.

큰 소리로 우는 그녀를 앞에 두고 그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녀가 더는 고통 속에서 허덕이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몸은 얼어붙은 것처럼 아무런 반응도 할 수가 없었다.

이때 임유진이 강지혁의 품에 얼굴을 파묻고 울기 시작했다. 그녀의 눈물은 강지혁의 옷을 다 적셔버렸고 그의 심장까지 흘러드는 것만 같았다.

그렇게 한참을 있다 강지혁이 서서히 얼어붙은 손을 들어 조심스럽게 그녀를 안아주었다.

임유진이 이렇게도 고통스럽고 슬프다면 울어도 된다. 하지만 다른 사람 앞에서는 안 된다. 그녀의 이런 약해진 모습은 자신만 봐야 한다.

임유진을 향한 강지혁의 소유욕은 날이 갈수록 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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