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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3화

“넌 일단 돌아가.”

강지혁이 따라 들어온 고이준에게 말했다.

이준은 조금 의아했지만 지혁의 성격을 잘 알기에 묻지 말아야 할 것은 물으면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네.”

이준은 대답을 하고 월세방을 떠났다.

강 대표님이 먼저 돌아가라고 했으니 강 대표님이…… 오늘 밤 그곳에서 잔다는 걸 의미하는 걸까?

그 시각 월세방에는 지혁과 유진 두 사람만 남았다.

지혁은 유진을 도와 신발과 외투를 벗긴 후에 이불을 덮어주고 의자를 가져와 침대 옆에 앉았다.

지혁이 한동안 이곳에서 지내지 않았을 뿐인데 이 방에는 지혁이 살던 흔적이 모두 없어졌다.

유진이 지혁이 쓰던 것들을 다 버린 것일까? 그 생각을 하자 지혁은 눈살을 찌푸리더니 불쾌한 기분이 들었다.

바로 이때 침대에서 잠들었던 유진이 갑자기 눈을 뜨고 침대에서 내려오려고 했다.

“왜?”

지혁이 물었다.

유진은 흐리멍텅하게 눈을 반쯤 뜨고 있었다.

“물…… 물 마시고 싶어…….”

아마도 술을 많이 마셨기에 목이 마를 것이다.

지혁은 한숨을 쉬더니 유진을 못 움직이게 했다.

“가만히 앉아있어. 내가 가서 물 가져다줄게!”

지금 만약 유진이 스스로 물을 가지러 간다면 뜨거운 물에 화상을 입을 것 같았다.

지혁은 보온병이 놓여 있는 작은 테이블로 향했다. 유진은 항상 그곳에 뜨거운 물을 담은 보온병을 놓았고 물을 마시고 싶을 때 찬물과 뜨거운 물을 섞어서 마셨다.

지혁은 컵을 하나 꺼내 따뜻한 물을 섞은 후에 다시 침대 옆으로 돌아왔다.

다행히도 유진은 정말 얌전하게 침대에 앉아 있었다. 앉은 자세가 아주 반듯하여 초등학생 같았다. 지혁은 유진을 보자 결국 피식 웃었다.

유진은 그의 웃음소리를 들은 것인지 턱을 치켜들었다. 유진의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 때문인지 입술마저 더 빨갛게 된 것 같았다.

“물 마실래, 물…….”

유진은 끊임없이 외쳤지만 앉은 자세는 변하지 않았다.

지혁은 유진의 이런 모습이 너무 귀엽다고 생각했다.

“알았어. 물 가져왔어.”

지혁이 말하고는 손에 든 물컵을 조심스럽게 유진에게 건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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