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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0화

“하지만 경력을 쌓아도 유진 씨의 마음에는 들지 않을 거잖아요.”

곽동현이 말했다.

순간 임유진은 할 말이 없었다.

그때 동현은 씩 웃으며 말했다.

“사실 그 전부터 직장을 바꿀 생각이었어요. 환경위생과에서 일하면 한눈에 인생을 볼 수 있잖아요. 30살이 되기 전에 도전해 보고 싶어요.”

도전? 만약 이전의 유진에게 도전으로 가득 찬 인생과 한눈에 미래를 볼 수 있는 안정된 생활 중 어떤 것을 선택할지 묻는다면 전자를 선택할 것이다.

다만 그렇게 많은 일을 겪은 뒤 유진은 안정이 사실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유진은 숨을 깊게 들이쉬며 말했다.

“정말 그날 제가 했던 말을 신경 쓸 필요 없어요. 단지 저는 동현 씨가 저에게 시간 낭비를 하지 않았으면 해요. 동현 씨에게 설레는 느낌을 받지 못했어요. 그러니 우리는 같이 할 수 없어요.”

유진은 잠시 머뭇거리다 진지하게 말했다.

“만약 제가 진짜 동현 씨를 사랑한다면 당신이 아주 초라하더라도 같이 할 것이고 사랑하지 않는다면 부자라 할지라도 같이 할 수 없을 거예요.”

동현은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래요? 그럼 제가 사람을 잘못 보지 않았네요.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어떻게 돈에 끌려다니겠어요?”

“그럼 여전히 사직할 거예요?”

유진은 자신 때문에 상대가 안정된 직장을 잃는 것이 싫다.

“밖에 나가서 부딪쳐 보는 게 내 소원이에요.”

동현은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성공하든 실패하든 적어도 후회는 하지 않을 거예요. 그렇죠?”

유진은 동현의 단호한 태도를 보고는 더 이상 말려도 소용없다고 생각했다.

“그럼…… 성공을 기원할게요.”

“고마워요!”

동현이 말했다.

유진이 떠나려 할 때 동현이 말했다.

“유진 씨는 좋은 여자예요. 내가 복이 없어 날 좋아하게 만들지 못했어요. 죄책감을 느낄 필요 없어요. 사직하는 건 유진 씨와 상관없어요. 앞으로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더 좋은 삶을 주고 싶어 사직하는 거예요.”

한편 동현과 얘기를 끝낸 유진은 돌멩이에 가슴이 막힌 것처럼 설명하기 힘든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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