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순간 사람들의 난색이 어두워졌다.그때 셋째 이모가 곧바로 말문을 열었다.“그게 무슨 뜻이야?”“저는 4천만을 낼 생각이 없다는 뜻이에요!”유진이 차갑게 말했다.“저는 단 한 번도 대단한 사람과 만난다는 말을 한 적이 없어요. 그리고 할머니는 셋째 이모의 엄마이기도 하잖아요. 할머니를 돌보는 건 당연한 일이에요. 그런데 손녀인 저에게 차비와 노동비를 내라고 하는 게 너무 어이없지 않아요?”“유진아, 그렇게 말하면 안 되지. 네 큰삼촌, 둘째 삼촌이 그날 그 대단한 인물이 널 안고 박씨 저택을 나오는 걸 두 눈으로 똑똑히 봤어.”“저는 아무것도 몰라요. 저는 큰삼촌이 탄 약을 먹고 정신을 잃은 것밖에 기억나지 않아요.”유진이 콧방귀를 뀌었다.“아마 남을 돕는 것을 낙으로 삼는 사람이 조카를 그렇게 괴롭히는 게 눈에 거슬렸겠죠. 아니면 큰삼촌, 둘째 삼촌이 그 대단한 인물이 누군지 알려줘요. 가서 인사라도 하게.”노준태는 그의 자식들과 서로 마주 보고 있다.모르는 사람? 그게 가능할까?“유진아, 어쨌든 이 돈은 네가 내. 네 할머니는 네가 경찰서에 큰삼촌, 둘째 삼촌을 신고해 화병이 나서 이렇게 된 거야.”노준태가 말했다.“할아버지, 틀렸어요. 저는 피해자예요. 경찰은 법에 따라 일을 한 것뿐이에요. 만약 애초에 큰삼촌, 둘째 삼촌, 셋째 이모가 저를 바보에게 시집보내는 걸 계획하지 않았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거예요. 만약 할아버지가 제가 그들을 해쳤다고 생각한다면 저와 같이 경찰서에 가서 제대로 알아봐요.”유진은 나긋나긋하게 말했다. 하지만 할아버지의 낯색이 변했고 얼마 전까지만 해도 경찰서에 갇힌 다른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몸을 떨었다.겨우 나왔는데 다시 들어가서 제대로 알아본다? 만약 또 갇히면 언제 나올지 아무도 모른다.“그럼 넌 한 푼도 안 내겠다는 거야?”노준태는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다. “너희 할머니가 병을 고칠 돈이 없어서 병원에서 쫓겨나는 것이 두렵지 않니?”“정말 삼촌들이 병원비를 내지 않으면 할머니는 건물
“그럼 우리가 병을 고칠 돈이 없어 네 엄마를 집에 데리고 간다고 하면 돼. 유진이가 감히 병원비를 안 내?”노준태가 화를 내며 말했다.“만약 진짜 저희를 고소하면 어떻게 해요?”큰삼촌은 걱정하며 말했다.그러자 둘째 삼촌이 곧바로 말했다.“맞아요. 유진이는 법학과의 수재였고 변호사까지 했잖아요. 그리고 유진이를 보호하는 대단한 사람이 있을 거예요. 진짜 우리를 고소하면 승소할 가능성이 희박해요.”노준태는 턱을 쓰다듬으며 보기 흉한 표정을 지었다.“그럼 너희 셋이 나머지 병원비를 내.”“저희가 내라고요?”셋째 이모가 다급히 말했다.“그렇지 않으면? 그 계집애가 고소할 때까지 기다릴까?”노준태는 딸을 노려보았다.“병원비를 내지 않으면 철거 보상금은 건드릴 생각조차 하지 마!”셋째 이모는 순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비록 셋째 이모는 시집간 딸이지만 애당초 아버지가 셋째 이모에게도 보상금을 나눠줄 것이라고 했다.지금 온 가족이 철거 보상금에 기대를 걸고 있다!만약 정말 임유진이 고소를 한다면 유진과도 철거 보상금을 나누게 될 것이다.한 무리의 사람들은 서로 눈치 보기 바빴고 결국 세 집이 함께 돈을 모으기로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유진은 할머니의 병실로 돌아왔다. 할머니가 이미 잠들어 유진은 침대 옆에 앉아 조용히 외할머니의 잠든 얼굴을 바라보았다.예전에는 항상 외할머니가 자신을 보호해 주셨는데 지금은 늙어서 유진이 할머니를 보호해야 한다.사실 만약 유진이 정말 돈이 있다면 유진은 혼자 할머니의 병원비를 전부 부담할 것이지만 현재의 유진은 생활이 어려워 할머니의 병원비를 혼자 부담할 수가 없다.그리고 유진이 철거 보상금 얘기를 했으니 할아버지와 삼촌들이 할머니에게 잘 치료해 줄 것이다.설사 만약 병원비가 정말 부족하더라도 유진은 되도록 외할머니를 도와 권익을 쟁취할 것이고 보상금으로 할머니의 남은 생을 보장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지금 유진은 외할머니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너무 적다.얼마나 지났는지 날도 점점 어두
“그냥 그렇게 됐어요. 그런 일을 했으니 당연히 자신이 한 짓에 책임져야죠.”강현수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처럼 덤덤하게 말했다. 하지만 임유진은 흠칫 놀랐다. 설마…… 김선아는 연예계에서 매장당한 것일까? 심지어 강제로 은퇴했을 수도 있다.그 후로 화려함은 사라지고 평범해야 한다.다만 이 세상에 평범함을 달가워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특히 화려함을 맛본 적 있는 사람은 평범한 일반인이 되는 것을 견디지 못할 것이다.“왜 그래요? 지금 그녀를 동정하는 거예요?”현수는 유진을 바라보며 말했다.“그날, 김선아가 유진 씨에게 예의 없게 굴었잖아요.”“동정하지 않아요. 그녀는 아마 내 동정이 필요하지 않을 거예요.”유진이 말했다.“그리고 그쪽도 사과의 의미로 밥을 살 필요 없어요. 저는 빨리 S시로 가는 버스를 타야 해요.”“그런데 제가 하필 밥을 사주고 싶은데 어떡하죠?”현수가 말했다.그러자 유진이 덤덤하게 말했다.“밥 사는 것도 억지를 부릴 수 있어요?”“평소엔 억지를 부르는 것을 좋아하지 않지만 가끔은 나쁘지 않아요.”현수는 말하며 유진의 손을 잡고 주차장 방향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강현수 씨, 뭐 하는 거예요?”유진이 소리 질렀다.“단지 유진 씨와 밥을 먹고 싶을 뿐이에요.”현수가 담담하게 말했다.진짜 밥만 먹으려는 걸까? 현수 같은 남자가 여자와 같이 식사를 하고 싶다면 같이 할 여자가 넘칠 것이다. 이렇게 억지로 싫다는 유진과 식사 할 필요는 전혀 없다.유진이 생각을 하는 사이 두 사람은 이미 현수의 차 앞에 왔다.현수가 조수석의 차문을 열고 유진에게 말했다.“강현수 씨, 전 정말 같이 식사할 시간이 없어요. 마지막 버스 시간이 제한되어 있어요. 그 시간을 놓치면 오늘 밤 S시로 돌아갈 수 없어요.”칠흑 같은 눈동자가 유진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말했다.“만약 당신이 정말 저와 밥을 먹기 싫다면 당신은 어떻게 해도 그 버스에 탈 수 없을 거예요. 장담해요.”유진은 어이가 없었다. 현수의 능력으로 전혀 어려운
임유진은 강지혁과 관계를 끊기를 간절히 바랐던 것이 아닌가? 지혁의 존재가 한때 유진에게 악몽과도 같았다. 하지만 방금…… 유진은 지혁이 구하러 오기를 바랐다!“왜 여기 있었던 거예요?”갑자기 차 안에 강현수의 목소리가 울렸다.“외할머니가 아프셔서 병문안을 왔어요.”유진이 말했다. 어차피 유진이 말하지 않아도 현수는 조금만 조사해도 알아낼 수 있다.“할머니가 이 마을에 살아요?”현수가 물었다.“네.”“그럼 유진 씨도…… 여기에서 살았어요?”현수의 목소리는 머뭇거리는 듯했다.“어렸을 때 이곳에서 잠시 살았지만, 나중에는 S시로 돌아갔어요.”유진이 말했다.“그래요? 그럼 유진 씨가 여기 살았을 때 특별한 일이 있었어요?”현수는 질문을 하면서 운전대를 잡은 손가락에 힘을 주었다.“현수 씨가 말한 특별한 일이 뭘 얘기하는지 모르겠네요.”유진이 대답했다.“게다가 제가 여기에 살았을 때는 나이가 어려서 정말 특별한 일이 있었더라도 아마 기억하지 못할 거예요.”현수는 침묵하며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차가 식당 입구에 도착하자 차가 멈추었다.유진이 그 식당을 보자 그 마을에서 유명한 아주 작은 식당이었다. 보통 현지인들만 그곳을 찾았고 외지인들은 그곳을 아예 몰랐다.그리고 그 마을은 관광지가 아니다. 자연히 관광업이 발달한 곳처럼 외지인이 특별히 찾는 식당이 아니다.유진도 어렸을 때 이곳에 여러 해 머물렀기에 알게 되었다. 이 작은 가게는 문을 연 지도 아주 오래되었다. 그 당시 유진이 외갓집에 살았을 때도 이 식당이 있었다. 외할머니가 가끔 유진을 데리고 이곳에 와서 한 끼 먹었다.유진은 다소 의외였다. 현수가 이곳을 알고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여기는 음식이 괜찮은데, 환경이 좀 누추해요.”차에서 내린 후 현수가 무심코 다시 말했다.“유진 씨도 이곳에서 잠시 살았다고 했잖아요. 이 식당에서 먹어 본 적 있어요?”“먹어봤어요.”유진이 말했다.“여기 음식 좋아해요?”현수가 물었다.“괜찮았어요.
“그렇군요.”임유진은 대답을 하면서 강현수가 일부러 자신에게 들려주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강현수는 칠흑 같은 눈동자로 유진을 바라보며 말했다.“저는 그 병원에서 한 사람과 헤어졌어요. 그 사람이 나한테 이 식당 음식을 좋아한다고 말해 저는 매년 그녀와 헤어지던 날만 되면 여기에 와서 밥을 먹어요.”“그럼 그 사람은 현수 씨에게 아주 중요한 사람이겠네요.”현수의 말투를 들으니 아주 그리워하는 것 같았다.“맞아요, 중요해요. 나한텐 그녀는 목숨처럼 중요해요.”현수는 아주 자연스러운 일을 말하는 것처럼 담담하게 말했다.하지만 유진은 깜짝 놀랐다.현수가 헤어진 사람을 이토록 신경 쓸까? 현수는 여자친구를 자주 바꾸고 헤어질 때면 조금의 미련도 남기지 않기에 감정 면에서 아주 무관심한 사람 같았다.현수의 마음속에서 감정은 아주 잔잔한 물결처럼 흘러가고 흘러간 뒤에는 흔적도 찾을 수 없는 것 같았다.하지만 지금 현수는 헤어진 그녀가 자신의 목숨처럼 중요하다고 한다. 만약 기자들이 그 말을 들었으면 어떻게 생각할까.“그렇게 중요하면 왜 찾지 않았어요?”유진이 물었다.그러자 현수는 싱긋 웃으며 유진의 반응을 관찰하는 것처럼 유진을 바라보았다.“찾았어요. 당연히 찾았죠. 하지만 그 시대에는 병원과 이 작은 마을에 CCTV가 설치되지 않았고 게다가 저는 며칠이 지나서야 그녀를 찾기 시작해 결국 찾을 수 없었어요.”현수의 말투에는 아쉬움이 있다. 몇 년 동안 현수는 줄곧 찾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 점점 가능성이 희박해졌다.심지어 현수는 가끔 영원히 그녀를 찾을 수 없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다.“그럼 빨리 그 사람을 찾았으면 좋겠어요.”유진이 말했다.“맞아요. 저도 빨리 찾았으면 좋겠어요.”그때 그가 다시 말문을 열었다.“그럼 유진 씨는 그때 이 마을에서 특별한 경험을 한 적 있어요? 예를 들면…… 사람을 구한 적 있다든지, 누구에게 이 식당의 음식이 맛있다고 했던지.”유진이 피식 웃었다.“저는 그때 아마 많은 사람에게 이 식당의 요리
그 당시 강현수가 이 작은 마을에서 그 사람을 만났기 때문이다.다만 지금 이렇게 물어보니 오히려 현수가 생각이 많았던 것 같다.“아니에요.”현수가 담담하게 말했다. 임유진은 그 사람이 아니다.뭐가 아니라는 걸까?유진은 조금 당황스러웠다.그때 가게 주인이 음식을 올리자 현수가 말했다.“드세요. 술 먹을래요?”유진은 강지혁 앞에서 취했던 생각이 떠올라 얼른 고개를 저었다.“아니에요, 난 음료수를 마시면 돼요.”하여 현수는 사장에게 음료수 두 병을 가져오라고 했다.“현수 씨도 술 안 마셔요?”유진은 눈썹을 치켜세웠다.“이따가 운전해야 하니 안 마실래요.”현수가 말했다.그때 갑자기 유진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유진이 판결받을 때 음주운전이었지만 유진은 술을 전혀 마시지 않았다!“참, 유진 씨도 음주운전 때문에 사고가 났죠.”갑자기 현수의 목소리가 울렸다.“그래서 환경미화원이라는 일을 찾은 거예요?”“적어도 일할 수는 있잖아요.”유진이 씁쓸하게 말했다.“제가 환경위생과에 얘기해서 좀 편한 자리로 조정해 줄까요?”“아니에요.”유진은 곧바로 거절했다. 현수의 호의를 쉽게 받을 수가 없다.현수는 미간을 찌푸렸다. 처음으로 자신이 주는 걸 거절하는 사람이다. 만약 유진의 얼굴이 기억 속의 사람과 닮지 않았다면 주동적으로 이런 제안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유진은 고개를 숙이고 그릇에 있는 음식을 먹고 있다. 고개를 숙이고 있어도 현수가 가끔씩 자신을 보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마치 무엇을 연구하고 있는 것 같았다.마침내 식사가 끝나자 현수가 말문을 열었다.“내가 데려다줄게요.”“아니에요, 버스 타고 가면 돼요.”유진이 말했다.“이 시간에 버스 정류장에 가더라도 S시로 가는 버스를 탈 수 있을 거 같아요?”유진은 시간을 보니 이미 8시 반이었다. 설령 유진이 지금 택시를 타고 달려간다 하더라도 마지막 버스를 놓칠 것이다.그리고 기차는 내일 아침이 되어야 있다.“내가 데려다줄게요.”현수가 담담하게 말했다.“싫으면 스
최근 며칠, 임유진은 낮에는 일을 해야 하고, 밤에는 장갑을 짜는 것을 연구하느라 바빠 매일 자는 시간이 매우 적다. 그리고 오늘 이른 아침부터 버스를 타고 왔고 하루 종일 바쁘게 움직였다.그래서 얼마 지나지 않아 유진은 자신도 모르게 눈을 감고 잠이 들었다.강현수는 유진이 잠든 것을 힐끗 보고 음악 소리를 줄였다.유진이 잠들자 오히려 기억 속의 그녀와 더 닮은 것 같았다. 사실 유진이 눈을 뜨고 있을 때도 닮았다. 다만 눈을 뜨고 있을 때는 산전수전 다 겪은 것 같은 느낌이 있어 기억 속의 그녀와 조금 차이가 있었다.그 사람의 눈빛은 맑고 투명하여 마치 끝없는 희망으로 가득 찬 것 같았다.유진이 깨어나자 차는 이미 유진의 월세방 앞에 세워졌다.유진은 갑자기 난감한 표정으로 서둘러 안전벨트를 풀었다.“제가 얼마나 잤어요?“괜찮아요. 얼마 되지 않았어요.”현수가 말했다.유진은 서둘러 차에서 내린 다음 자신의 좌석 옆에 놓은 가방을 들려고 했다. 하지만 실수로 가방 안의 물건이 모두 차 안에 쏟아졌다.유진은 땀을 뻘뻘 흘리며 얼른 가방에서 쏟아진 물건을 주웠다.갑자기 한 손이 유진보다 빠르게 유진이 짠 장갑을 집어 들었다.“장갑을 만들고 있어요?”현수는 의외라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네 심심해서 만드는 거예요.”유진은 아무렇게나 핑계를 대고 재빨리 그 장갑을 가져오고 한마디 했다. “고마워요.”그러고는 차문을 닫고 황급히 집으로 들어갔다.현수는 창문을 통해 점차 사라지는 모습을 바라보았다.방금 그 장갑, 크기를 보니 남자의 손 크기 같은데, 설마 유진은 남자에게 선물하려고 짜는 것일까?한 여자가 한 남자를 위해 뜨개질을 한다. 가족이 아니라면 한 가지 가능성밖에 없다.그러나 그 털실은 낡은 털실이어서 유진이 도대체 누구를 위해 짜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현수는 다시 시동을 걸고 동네를 떠났다…….…….유진은 집으로 돌아와 휴대전화를 꺼내 자신의 계좌에 있는 돈을 살펴봤다.지금의 유진은 출소 후 지금까지 백만 원밖에
그리고 너의 의미를 부르는 것이 들렸다.“만약 우리…… 또 잡히면 어떡하지?”남자아이의 목소리가 울렸다.“바보야, 내가 있는데 어떻게 도망가지 못하겠어? 내가 반드시 너를 데리고 도망갈 거야!”“나를 버리면 너는 반드시 도망갈 수 있을 거야.”“난 절대 너를 버리지 않을 거야! 내가 너를 보호할 거라고 말했으니 너를 보호할 거야! 난 나쁜 사람들이 두렵지 않아!”“넌 왜 날 버리지 않는 거야?”“우리는 친구니까!”“악!”임유진이 눈을 번쩍 뜨고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자 희미한 조명이 보였다.여기는 유진의 월세방이다!유진은 한숨을 내쉬고 시간을 보니 이제 새벽 3시였다.유진이 꿈을 꿨다? 꿈에서 어렸을 때 자신이 한 남자아이와 대화하는 것 같았고 게다가 자신이 너의 의미를 불렀다.맙소사, 자신이 어떻게 이런 꿈을 꾼 것일까? 설마 오늘 강현수의 차에서 너의 의미를 너무 많이 들어 자신이 노래하는 꿈을 꾸었단 말인가?하지만…… 꿈속 상황이 마치 정말 일어났던 것 같은 느낌이었다.그리고 그 시각 강씨 저택에 있는 방 하나에 불이 켜져 있었다. 현수는 의자에 앉아 그 그림을 조용히 보고 있었다.그림에는 한 소녀가 한 남자아이를 업고 가시나무 숲을 걷고 있다.현수는 손가락으로 천천히 그 소녀의 얼굴을 스치며 속삭였다.“도대체 난 언제 너를 다시 볼 수 있을까?”중얼거리는 소리는 그리워하는 것 같고, 아쉬워하는 것 같고, 실망한 것 같았다.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인 것 같았다.어떤 사람, 어떤 일은 시간으로 인해 잊히지 않고, 오히려 시간에 따라 더욱 선명해져 결국 일종의 집념이 된다.…….이틀이 지나자 큰삼촌이 유진에게 전화를 걸어 4분의 1의 병원비를 지급하라고 재촉했다. 유진은 고민을 하다 한지영에게 전화를 걸었다.“지영아, 150만 원만 빌려줄 수 있어? 급히 쓸 곳이 있어. 바로 갚을 수는 없고 매달 조금씩 갚을게.”유진은 지영에게 신세 지기 싫어 난감해하며 말했다.지영은 유진을 너무 많이 도와줬지만 유진은 보답할 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