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43화

“거절하면 안 되지?”

그녀가 물었다.

그의 눈빛이 반짝이더니 얼굴의 웃음기가 조금씩 사라졌다. 그리고 그는 천천히 몸을 곧게 펴고 위에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아니, 거절해도 돼. 나는 누나에게 거절할 권리를 줄 거야. 단지…….”

그는 머뭇거리다 웃는 듯 마는 듯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누나, 정말 거절할 거야?”

임유진은 순간 시간이 멈춘 느낌이 들었다. 만약 승낙한다면 그녀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을 것이고 더 나아가 자신의 운명까지도 바꿀 수 있을 것이다.

만약 다른 사람이 그녀에게 이런 말을 했다면 그녀는 아마 바로 승낙했을 것이다.

하지만 강지혁…… 그녀는 강지혁에게 일종의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그가 그녀를 괴롭힌 적은 없지만 그의 말 한마디에 그녀는 감옥에 가 온갖 고생을 했다.

3년 동안의 지옥 같던 생활, 심지어 법정에서조차 변호사들은 교통사고에서 죽은 사람이 강지혁의 약혼녀라는 사실을 알고 모두 그녀의 변호를 거절했다.

게다가 그 사실관계가 증명되지 않은 증거들과 증인들이 모두 그녀가 술을 마셨다고 주장했고 그때 그 모든 것이 그와 관련이 있는지 없는지 그녀는 알 수가 없었다.

그는 마치 악몽처럼 그녀를 억누르면서 숨을 쉴 수 없게 만들었고 그의 정체를 알고 난 뒤로 그녀는 그가 다가오기만 하면 몸이 자신도 모르게 굳었다.

그가 그녀와 약간의 신체 접촉이라도 하면 그녀의 몸은 주체할 수 없이 떨렸다.

어떻게 이런 남자의 곁에 있을 수 있을까?

그녀는 깊은숨을 들이쉬고 떨리는 몸을 억지로 버티며 말했다.

“응, 거절하고 싶어.”

그의 낯이 어두워지고 검은 눈동자가 차갑게 물들었다.

“정말 거절할 거야?”

“응.”

그녀가 대답했다.

그러자 그가 차갑게 웃었다.

“좋아. 내가 여자에게 거절당할 줄 몰랐네. 임유진, 잘 생각해. 내 보호가 없으면 S시에서 네가 어떻게 될 거 같아? 소씨 가문, 진씨 가문이 널 괴롭히지 않는다고 쳐. 너 정말 한평생을 길거리 청소하며 살 거야?”

그녀는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

“그건 내 일이야.”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