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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화

“네.”

고이준은 곧바로 대답하고는 강지혁을 따라 저택에서 나와 병원으로 향했다.

강지혁이 병실에 들어서자 임유진은 점잖게 소파에 앉아있었다.

그렇다, 말 그대로 정말 점잖다.

그녀는 허리를 곧게 펴고 두 손을 무릎에 둔 채 교과서적인 자세로 앉아 있었다.

“퇴원하려고?”

강지혁이 물었다.

“응.”

그녀는 대답을 하면서 그의 목에 있는 목도리에 시선이 갔다. 그녀가 직접 짠 목도리이다. 그가 겨울을 따뜻하게 지내길 바라면서 짠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쓸데없는 짓을 한 거다. 그에겐 목도리도 아주 많고 따뜻한 겨울을 보낼 방법도 아주 많아 그녀가 선물한 목도리 따위 필요 없을 것이다.

“다시 한번 선택의 기회를 줄게. 잘 생각하고 대답해 줘. 정말 내 곁에 있지 않을 거야?”

그가 물었다.

여태껏 그는 다른 사람에게 두 번의 기회는 주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예외인 것만 같았다.

그녀는 머리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 마치 저기압으로 가득 찬 것처럼 주위의 공기와 함께 사람을 갉아먹을 것만 그의 눈빛에 압박감이 느껴졌다.

그 순간, 그녀는 일종의 위기감을 느꼈다. 뭔가 대답을 잘못한다면 그녀는 다시 돌아오지 못할 것만 같았다.

거절? 아니면 승낙?

강지혁의 곁에 남기만 한다면 그녀의 운명은 바뀔 수도 있다.

하지만…… 그가 이 관계에 질려버린다면 그녀는 어떤 결말을 맞이할까? 지금보 더 비참해질까?

그리고 그는 강지혁이다. 그녀에게는 악몽과 같은 남자였다. 감옥에 있을 때, 심지어 한때는 그의 이름만 들어도 그녀는 몸을 부들부들 떨고 그를 두려워했다.

출소 후에 조금 나아졌지만 그의 곁에 계속 있는다면 그 두려움은 그림자처럼 따라다닐 것이고 다시는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응, 난…… 혼자 지내고 싶어. 누구의 곁에도 있고 싶지 않아.”

그녀는 침을 꿀꺽 삼키며 대답했다.

순식간에 그의 낯은 더 어두워졌고 그의 차가운 눈빛을 본 그녀는 마치 얼어 죽을 것만 같았다.

“후회 안 해?”

그의 목소리는 위협적이다.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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