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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7화

그 긴 그림자는 화장실 밖에 서 있었다. 아름다운 얼굴은 온데간데없고 깊은 어둠만이 드리워져 있었다.

강지혁은 칠흑 같은 눈동자, 음산한 얼굴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내가 그 정도로 역겨워?”

그녀의 창백한 얼굴과 움츠러든 몸은 마치 그를 엄청 먼 곳으로 밀어 떨어뜨린 것 같았다.

강지혁은 얇은 입술을 꼭 오므리고 있었다. 그에게 왜 이런 여자가 필요한 것일까? 그는 강지혁인데 S시에서 어떤 여자든 자신의 여자로 만들어 가질 수 있을 텐데.

그녀는 그저 평범한 여자일 뿐이다, 물론 조금 재미는 있지만…… 그리고 그도 자신을 이렇게 싫어하는 여자를 원하지 않을 것이다.

“좋아. 임유진, 내가 역겨우면 널 놓아줄게.”

강지혁이 말하는 순간 그 복숭아꽃을 닮은 눈동자는 차가움만 가득했다.

“하지만 미리 말할게. 앞으로 네가 후회해도 난 널 원하지 않을 거야. 난 강지혁이야. 두 번의 기회는 주지 않아.”

말이 끝나자 그는 바로 머리를 돌려 병실을 나갔다.

임유진은 여전히 두 팔로 세면대를 받치고 있었다. 마치 모든 힘을 다 써서 이미 녹초가 된 것 같았다.

그 말은…… 그녀가 퇴원해도 된다는 의미일까?

그녀는 헝클어진 옷을 다시 정리하고 머리를 빗은 뒤 거울 속 창백한 자신을 보며 쓴웃음을 지었다.

임유진이 병원 대문까지 걸어갔을 때쯤 갑자기 어떤 사람이 그녀에게로 달려왔다.

“저 사람이야. 저 여자가 교통사고로 사람을 죽인 임유진이야!”

“세상에, 정말 이 병원에 입원해 있었네! 사람을 죽이고 3년 만에 출소하다니. 목숨 하나에 3년은 너무 짧잖아!”

“세령이가 그 당시 언니 때문에 얼마나 많이 슬퍼했다고! 저 여자 때문에 그렇게 슬퍼한 거야! 저 사람이 세령이가 언니를 잃게 만들었어!”

사람들은 입으로만 말하는 것이 아니라 손에 들고 있던 나뭇잎과 썩은 계란까지 임유진을 향해 던졌다.

임유진은 최선을 다해 피했지만 전부 피하지는 못했다.

그리고 옆에서는 기자들이 사진을 찍고 있는데, 마치 기사를 만려고 준비하는 것 같았다.

멀지 않은 곳, 검은색 벤틀리 차 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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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goodnovel comment avatar
김태림
말은 저렇게해도 유진이 못 잊어.. 또 찾아갈 꺼 같은 느낌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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