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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17화

탁유미가 이경빈을 따라 소파 쪽으로 다다랐을 때 이경빈이 드디어 발걸음을 멈추더니 뒤돌아 입을 열었다.

“이번에는 또 뭣 때문에 찾아왔는데? 드디어 양육권을 포기할 마음이라도 들었어?”

“그래.”

탁유미의 입에서 긍정의 두 글자가 튀어나왔다.

다만 이 말을 내뱉을 때 탁유미는 자신의 영혼마저 흔들리는 느낌이었다.

이경빈은 그녀의 말에 미간을 찌푸렸다.

양육권을 포기하겠다는 소리를 들었는데도 기쁘기는커녕 찝찝하고 기분이 나빠졌다.

“진심으로 하는 말이야?”

이경빈이 눈을 가늘게 뜬 채 탁유미를 빤히 바라보았다.

그러자 탁유미가 쓰게 웃었다.

“네가 원하던 거 아니야? 대신 조건이 두 가지 있어.”

이경빈은 그녀의 처연한 미소가 너무나도 거슬렸다.

“말해.”

이경빈이 소파에 앉으며 말했다.

“첫 번째는 네가 직접 윤이를 키웠으면 좋겠어. 공수진에게 아이 교육을 다 맡는 게 아니라 네가 직접. 공수진이 아이를 양육하는데 완전히 발을 뺄 수 없다는 건 나도 알아. 하지만 만약 공수진과 윤이 사이에 트러블이 생기면 그때는 윤이 말에 더 많이 귀를 기울여줬으면 좋겠어. 너도 알다시피 공수진과 나는 사이가 안 좋았잖아. 그러니 공수진도 제 아이처럼 대하지는 못할 거야.”

“수진이는 네가 생각하는 것처럼 나쁜 여자가 아니야. 수진이가 윤이를 학대할까 봐 걱정인가 본데 쓸데없는 걱정이야. 윤이를 자기 아들처럼 대하겠다고 했어.”

이경빈이 싸늘한 얼굴로 얘기했다.

“공수진의 말을 전부 다 믿어?”

“내 아내가 될 사람이야. 내가 안 믿으면 또 누가 믿어?”

이경빈의 단호한 말에 탁유미는 순간 마음이 바닥까지 내려앉는 기분이었다.

“만약... 윤이랑 공수진 사이에 정말 무슨 일이 생기면 그때는 윤이를 네 어머니한테 맡겨줘. 어머님이 윤이를 돌보게 해줘. 그래 줄 수 있어?”

탁유미의 말에 이경빈이 미간을 찌푸렸다.

“너 대체 지금 뭐 하자는 거야?”

“엄마로서 내 아들이 좋은 환경에서 자라길 바라는 것뿐이야. 너는 공수진을 믿지만 나는 아니거든.”

탁유미는 이경빈의 눈을 똑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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