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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4화

그 말에 셋째 이모가 흠칫하더니 이내 다시 입을 열었다.

“하지만 우리는 사촌이잖아. 만약 네가 여진이를 도와주지 않으면 사람들은 네가 정 없는 애라고 욕할 거야. 그래도 괜찮아? 넌 사람들의 시선이 두렵지 않니?”

“가해자도 뻔뻔하게 용서를 구하고 있는 마당에 피해자인 내가 두려울 게 뭐가 있겠어요.”

임유진이 웃으며 말을 이었다.

“그리고 나는 언니가 아무런 거리낌 없이 날 해하려 했을 때부터 이미 사촌 같은 건 없다고 생각하기로 했어요.”

그 말에 셋째 이모의 얼굴이 일그러지더니 반박할 말이 없는 듯 손을 높이 치켜들었다.

임유진의 뺨이라도 때릴 모양이었다.

하지만 셋째 이모가 뺨을 내리치기 전에 황채린이 빠르게 그녀의 손을 낚아채더니 그대로 손목을 꽉 잡아버렸다.

셋째 이모는 손목이 으스러질 듯한 고통에 비명을 질렀다.

“저한테 손을 올릴 생각은 하지 않는 게 좋을 거예요. 만약 제가 이렇게 경고했음에도 또다시 손을 올리면 그때는 그 손목, 완전히 부러질지도 몰라요.”

임유진의 말에 셋째 이모가 씩씩거리며 황채린의 힘이 느슨해진 틈을 타 얼른 손목을 뺐다.

그러고는 독기 가득한 눈빛으로 임유진을 노려보았다.

“이제는 경호원까지 달고 다녀? 좋아. 네가 어디 언제까지 그럴 수 있나 보자!”

“한 번만 더 유진이한테 입을 놀리거나 함부로 손을 올리면 그때는 배여진은 물론이고 당신들 가족 전부 다 감방에 보내버릴 거야.”

강현수의 말에 셋째 이모의 얼굴이 하얗게 질리더니 바로 꽁무니가 빠지게 도망갔다.

강현수는 방해물이 사라진 후 임유진을 향해 힘겹게 말을 내뱉었다.

“잘... 지내고 있어?”

“네, 잘 지내고 있어요.”

임유진이 옅은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볼이 핑크색으로 물들고 편안하게 웃는 것이 확실히 전과 달리 잘 지내고 있는 듯했다.

정말 잘 지내고 있는 듯했다...

강현수는 그녀의 말에 심장이 욱신거렸다.

임유진이 행복하다는 건 강지혁에게로 돌아간 것이 정답이라는 뜻이고 그렇게 되면 그녀와 함께할 가능성이 점점 희박해진다는 뜻이다.

아니, 어쩌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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