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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1화

“그 남자가 그렇게도 좋아?”

이경빈이 갑자기 탁유미의 손을 낚아채더니 벽 쪽으로 그녀를 몰아세웠다.

“언제는 윤이가 네 목숨이라며? 아이는 더 이상 낳고 싶지 않다며? 그런데 지금은 연애도 하고 싶고 이제는 그 남자의 애까지 낳고 싶어졌어?”

손을 비틀며 이경빈에게서 벗어나려 힘을 줘봤지만 탁유미의 힘으로는 끄떡없었고 이경빈은 그녀가 반항하면 할수록 더 세게 힘을 가했다.

“대답해. 넌 내 앞에서 유리잔을 들어 네 배까지 찔렀어. 그런데 지금은 생각이 바뀌었어? 지금은 아이 같은 건 다른 남자 사이에서 또 낳으면 된다고 생각해? 그래?”

이경빈이 무서운 얼굴로 추궁하기 시작했다.

이에 탁유미는 반항하는 것을 그만두고 고개를 들어 이경빈을 바라보았다.

그렇게도 사랑했는데, 가진 전부를 내어줄 수 있을 정도로 사랑했는데 그 사랑도 기한이 다 되니 이토록 부질없게 느껴졌다.

“좋아하는 남자랑 함께하고 그 남자랑 나를 닮은 아이를 내가 낳겠다는 게 왜? 뭐가 문제야? 걱정하지 마. 네 아이를 낳을 생각은 추호도 없으니까.”

탁유미의 목소리는 평온했고 그 어떤 희로애락도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 말에 이경빈의 얼굴은 무섭게 가라앉았다.

“그래? 그 남자가 그렇게도 좋아? 윤이를 버리고 아이를 낳아줄 만큼? 날 좋아했을 때보다 더?”

“널 좋아한 건 내 실수야.”

실수.

이경빈은 실수라는 그녀의 말에 이성을 잃고 그대로 고개를 숙여 그녀에게 거칠게 키스를 퍼부었다.

탁유미의 입에서 나오는 소리를 전부 다 먹어버리려는 듯 그는 그녀가 숨 술 공간조차 주지 않았다.

탁유미는 갑작스럽게 다가온 그의 입술에 처음에는 격렬하게 반항했지만 이내 모든 걸 다 포기한 듯 반항을 멈추고 그가 이끄는 대로 가만히 있었다.

‘실수’라는 두 글자에 자극을 받아 홧김에 그녀에게 키스했지만 이경빈은 어느 순간부터 그녀와의 키스에 완전히 빠져버렸다.

끝날 것 같지 않았던 키스가 끝이 나고 이경빈은 숨을 몰아쉬며 입술을 뗐다.

심장은 여전히 미친 듯이 뛰고 있었고 그녀와의 키스는 정신이 아득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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