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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2화

이경빈은 자신이 탁유미에게 있어 아무것도 아닌 존재가 되었다는 것에 심장이 쿵 내려앉으며 마음이 초조하고 불안해졌다.

...

“경빈 씨, 소는 왜 갑자기 취하한 거예요? 윤이 데려오겠다면서요.”

공수진이 S 시까지 찾아와 이경빈에게 물었다.

사실 그녀는 이경빈이 당분간 S 시에 머물기로 한 순간부터 불안하고 또 초조했다. 꼭 자신이 모르는 불길한 일이 일어날 것만 같았다.

탁유미는 별 볼 일 없는 여자가 분명하지만 그녀와 이경빈 사이에는 아이라는 유대가 남아있다. 아이라는 건 생각보다 영향력이 크고 아이로 맺어진 인연은 쉽게 끊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공수진은 하루라도 빨리 이경빈과 결혼해 자기 위치를 확고히 하고 싶었다.

“탁유미랑 합의 봤어. 3개월 뒤에 군말 없이 윤이를 보내주겠대. 그리고 그 뒤로는 더 이상 윤이 앞에 나타나지도 연락하지도 않을 거래.”

이경빈의 말에 공수진의 표정이 기이하게 변했다.

“혹시 다른 꿍꿍이가 있는 건 아닐까요? 이렇게 갑자기 양육권을 넘게 주는 게 뭔가 이상해요.”

꿍꿍이라는 말에 이경빈은 순간 탁유미와 우직하고 성실해 보이는 남자가 서로 눈빛을 주고받는 광경이 떠올랐다.

이에 그는 어쩐지 화가 치밀어 조금 딱딱하게 말했다.

“꿍꿍이는 무슨. 그 여자가 머리를 굴려봤자 내 손바닥 안이야.”

공수진은 이경빈의 눈치를 살피더니 이내 나긋나긋한 말투로 화제를 돌렸다.

“알겠어요. 합의했다고 하니 우리로서는 좋은 일이죠. 경빈 씨, 나 좋은 엄마가 될게요. 윤이를 내 아들처럼 잘 키워볼게요.”

이경빈은 공수진의 말에 문득 그날 밤 탁유미가 호텔 방으로 찾아와 말했던 첫 번째 조건이 생각났다.

“경빈 씨? 왜 그래요?”

공수진이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아무것도 아니야.”

“저기 경빈 씨, 우리 결혼식 말이에요. 이 3개월 안에 빨리 진행해버리는 거 어때요? 결혼 준비도 거의 끝나가고 결혼식이 끝나고 나면 바로 윤이 데려올 수 있잖아요. 그때가 되면 나도 윤이를 돌봐줄 엄마라는 명분이 생기고요.”

이경빈은 그 말에 생각에 잠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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