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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0화

진작에 만신창이가 되어버린 몸이지만 이경빈이라는 남자 앞에서는 조금의 아픈 내색도 하고 싶지 않았다.

“너 왜 그래?”

이경빈의 목소리가 머리 위에서 울려 퍼졌다.

“난...”

괜찮다는 말을 꺼내려고 했지만 입을 연 순간 혀를 깨물고 말았다.

몸은 점점 떨려오고 이마에 맺힌 땀방울은 한 방울 한 방울 그녀의 볼을 타고 바닥에 흘러내렸다.

그리고 원래도 창백했던 얼굴은 이제는 곧 죽을 사람 같았고 입술마저 하얗게 질려버렸다.

“병원으로 가자!”

이경빈은 전에도 그녀가 아파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기에 서둘러 탁유미의 팔을 잡고 부축했다.

이번에는 아까처럼 세게 잡는 것이 아닌 그녀의 상태를 봐가며 조심스럽게 움직였다.

“필요 없어. 병원 안 가도 돼.”

“고집 좀 그만 부려! 너는 지금 누가 봐도 아픈 사람이니까!”

탁유미의 고집에 이경빈이 결국 화를 냈다.

그러자 탁유미가 힘겹게 말을 내뱉었다.

“네가 언제부터... 내 걱정을 했다고. 내가 아프면 너한테는 좋은 일 아니야? 아버지가 진 빚은 딸인 내가... 갚아야 한다고 네가 계속 그랬잖아.”

이경빈은 그녀의 말에 이를 꽉 깨물었다.

“탁유미, 그렇게도 죽고 싶어? 그게 네 소원이야?!”

탁유미는 죽고 싶지 않았다. 가능하면 윤이 옆에서 정말 오래도록 살고 싶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럴 수 없게 되었다.

탁유미의 초연한 얼굴에 이경빈은 순간 가슴이 날카로운 무언가에 찔리듯 아파 났다.

하지만 이내 머리를 세게 흔들며 탁유미의 팔을 잡고 문을 열었다.

문을 연 순간 이경빈은 마침 탁유미의 집 문 앞에 서 있던 곽동현과 눈이 마주쳐버렸다.

손이 어정쩡하게 올라가 있는 것으로 보아 초인종을 누를 예정이었던 것 같았다.

이경빈은 곽동현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았다.

그는 일전 탁유미의 집 아래서 탁유미와 곽동현이 한참을 서로를 바라보며 웃던 모습을 아직 기억하고 있다.

“지금 이게 무슨...”

곽동현은 어리둥절한 얼굴로 눈앞에 있는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갑작스럽게 맞닥뜨린 상황에 머리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듯했다.

그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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