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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9화

강현수에게 상처를 주고 싶지 않아 했던 선택이 결과적으로 그에게 더 큰 상처를 주고 말았다.

“미안해... 라고?”

강현수가 허탈한 듯 웃었다.

“내가 너를 얼마나 찾아 헤맸는지 알고 있었잖아. 그런데 나한테 해줄 말이 고작 미안해 한마디뿐이야? 하하... 하하하...”

강현수의 눈에서 결국 눈물이 흘러내렸다.

임유진은 그의 눈물에 순간 몸을 움찔 떨었다. 그때 강지혁이 커다란 손으로 그녀의 두 눈을 막아버리더니 낮은 목소리로 얘기했다.

“보지 마. 그리고 할 말 다 했으니까 이만 차로 돌아가자.”

임유진은 강지혁에 의해 눈이 가려진 채로 차에 올라탔다.

그리고 강지혁까지 차에 탄 후 차량에 시동이 걸리고 천천히 이곳을 벗어났다.

옆에 있던 이한은 강지혁이 떠난 뒤에야 정신을 차렸다.

오늘 그는 충격의 연속이었다.

강지혁과 임유진이 혼인 신고했다는 일도 충격이었고 임유진이 바로 강현수가 줄곧 찾아 헤매던 사람이라는 것도 충격이었다.

믿기 힘든 일이지만 모두 사실이었다.

이한은 눈물을 흘리는 강현수의 모습을 보며 적잖이 당황했다. 강현수는 어릴 때도 이렇게 울지 않았으니까.

그런데 임유진이 강현수를 울렸다. 단 몇 마디 말로 말이다.

“현수야, 이제 가자.”

“가자고?”

강현수는 코웃음을 쳤다.

창백해진 얼굴에 눈물까지 흐르자 무척이나 처량해 보였다.

“그래. 가야지. 처리해야 할 일이 있으니까. 그런데 한아, 나 지금 꼭 마음에 구멍이 난 것 같아. 나는 뭣 때문에 그간 그렇게 열심히 찾아다닌 걸까? 내가 먼저 만났는데. 내가 강지혁보다 더 먼저 만났는데, 왜 내가 ‘미안해’라는 말을 들어야 해?”

이한은 뭐라고 말을 해줘야 할지 몰라 그저 침묵을 지켰다.

사실 이 세상에는 누가 먼저라는 게 없다.

사람의 인연이라는 건 먼저 만났다고 다 이어지는 것이 아니니까.

...

강지혁은 임유진과 함께 저택으로 돌아온 후 방으로 올라가려고 하는 임유진을 향해 말했다.

“나랑 잠깐 별채로 가자. 아버지한테 말씀은 드려야 할 것 같아서. 우리 혼인 신고한 거.”

“응, 알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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