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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8화

이에 강지혁이 싸늘하게 코웃음을 치더니 그대로 강현수에게 손을 뻗었다.

하지만 그때 임유진이 강지혁의 손을 덥석 잡았다.

“왜, 내가 강현수한테 손대는 게 싫어?”

강지혁이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강현수는 나랑 아이의 목숨을 살려줬어.”

임유진의 말에 강지혁이 움찔하더니 다시 천천히 팔을 거두어들였다.

임유진은 고개를 돌려 강현수를 바라보았다.

“만약 내가 맞다고 하면 이번에는 내 말 믿어줄 거야?”

강현수의 몸이 움찔 떨렸다.

“역시 너였던 거야. 그렇지?!”

“예전에 여자아이가 한 명 있었는데 산속에서 놀다가 유괴당했다가 가까스로 도망쳐 나온 남자아이를 한 명 발견했어. 여자아이는 남자아이를 안전한 곳으로 데려다줘야겠다고 생각했지. 산속에서 하룻밤도 보내고 위험하고 힘든 순간도 많았지만 두 사람은 그 누구도 서로를 포기하지 않았어. 서로한테 의지하며 결국 성공적으로 구출됐지.”

임유진은 이야기 형식으로 마치 자신은 제삼자인 양 어렸을 적 이야기를 꺼냈다.

강현수는 그녀가 말을 하면 할수록 얼굴이 창백해져 갔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 ‘제발 그만 말해’라는 말이 끊임없이 들려왔지만 그는 도망치지 않고 자리에 선 채 임유진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남자아이는 다리를 다쳤고 여자아이는 남자아이를 병원까지 데려다줬어. 그때 남자아이가 여자아이한테 반드시 너를 찾아가겠다고 했고 여자아이는 남자아이에게 작은 팔찌를 건네줬어. 남자아이가 늦게 찾아올 수도 있으니 약속의 증표라고 어른이 돼서 서로를 기억하지 못해도 팔찌로 서로를 확인하자고 했지.”

강현수는 지금 숨 쉬는 것조차 힘이 들었고 심장은 계속 욱신거렸다.

어렸을 적 산속에서 함께했던 여자아이는 임유진이 맞다.

임유진이 확실했다.

임유진은 당시 강현수가 상상했던 그대로였다.

그런데 왜 그때는 몰라봤을까.

그렇게도 마음이 동했는데, 그렇게도 그녀에게 끌리고 있었는데, 왜 못 알아봤을까!

왜! 왜!

왜 임유진을 놓쳤을까.

수많은 의문이 그의 머릿속으로 스쳐 지나갔다.

그리고 그 많은 질문을 뚫고 나온 말은 이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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