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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7화

그래서 강현수는 배여진이 자신을 ‘현수야’라고 다정하게 부르지 못하게 했다. 그리고 그 호칭을 기억 속 깊이 묻어두었다.

그런데 지금 임유진이 그를 ‘현수야’라고 불렀다.

대체 왜?

순간 강현수의 머릿속으로 지난번 병원에서 그녀가 ‘현수야’라고 부르며 그를 구해준 사람이 배여진이 아닌 자신이라고 했던 말이 떠올랐다.

당시 그는 곽동현을 위해 임유진이 거짓말을 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설마... 설마...’

강현수는 이 이상 상상하기 두려웠다.

그때 임유진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나 구해준 거 정말 고마워. 그리고 날 좋아해 줘서 그것도 정말 고마워. 하지만 나는 네가 원하는 대답을 들려주지 못해. 나는 널 한 번도 이성적으로 좋아해 본 적 없으니까. 그러니까 이제는 나를 향한 마음을 이만 접어줬으면 좋겠어. 나한테 괜한 감정 낭비하지 마. 네가 내 목숨을 구해준 건 보답할 수 있는 날이 오면 반드시 보답할게.”

“나는 보답 같은 걸 원하는 게 아니에요!”

강현수는 임유진과 두 눈을 마주하며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유진 씨예요? 내가 찾고 있던 사람 유진 씨예요...? 대답해 봐요.”

“이제 와서 그게 무슨 의미가 있어.”

임유진이 담담하게 얘기했다.

“유진 씨죠? 내가 어렸을 때 만났던 여자애, 유진 씨죠?!”

강현수가 임유진의 손을 잡기 위해 팔을 뻗었다.

하지만 그때 누군가가 먼저 팔을 뻗어 그의 손을 막아버렸다.

그리고 임유진은 뒤편에서 다가온 남자에 의해 허리를 잡혀버렸고 등은 남자의 가슴팍에 찰싹 기대게 되었다.

익숙한 체향이 순식간에 그녀를 감쌌다.

“강현수, 내 아내한테 뭐 하는 짓이야.”

강지혁의 낮게 깔린 목소리가 공중에 울려 퍼졌다.

강현수는 이에 흠칫하더니 이내 고개를 들어 강지혁의 두 눈을 바라보았다.

아내라는 두 글자가 이렇게도 거슬렸던 단어였던가.

“나는 그냥 유진 씨가 내가 찾고 있던 사람이 맞는지 확인하고 싶을 뿐이야.”

“진작 찾아놓고 왜 자꾸 애먼 사람을 들쑤셔.”

강지혁의 담담한 목소리에는 언뜻 조롱하는 듯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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