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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4화

만약 임유진이 지금이라도 발을 빼겠다고 하면 강현수는 최대한 그녀가 원하는 대로 이 사건을 해결할 생각이다.

하지만 임유진에게서 들려온 말은...

“현수 씨는 내 생명의 은인이에요. 그래서 현수 씨가 원하는 거는 최대한 들어주고 싶어요. 하지만 아무리 생명의 은인이라도 양심의 가책을 느끼게 될 일은 들어줄 수 없어요.”

그 말에 강현수가 싸늘하게 웃었다.

“그 남자가 그렇게 중요합니까? 유진 씨한테 그 곽동현이라는 남자가 그렇게도 중요하냐고요!”

임유진은 그 질문에 잠깐 침묵했다.

그녀가 이렇게까지 뜻을 굽히지 않는 건 곽동현이라는 사람 때문이 아니라 이 사건이 일어나게 된 이유가 자신 때문일까 봐서이다.

그리고 곽동현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꼭 무력하게 당하기만 했던 그때의 자신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어떻게 해서든지 구해주고 싶었다.

강현수는 계속되는 그녀의 침묵에 서서히 얼굴을 굳혀갔다.

그때 배여진이 강현수 옆으로 다가오더니 그의 팔을 다정하게 끌어안으며 말했다.

“현수 씨, 너무 그렇게 화내지 말아요. 그 남자가 유진이한테 어떤 거짓말을 늘어놓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유진이는 결국 그 남자를 믿기로 한 거예요. 친척인 내가 아니라 그 남자를요. 솔직히 지금 다시 돌이켜봐도 손이 덜덜 떨려요. 만약 그때 차에서 도망치지 못했더라면 나는 정말... 흑...”

배여진은 말을 하다 말고 또다시 눈물을 흘렸다.

임유진은 배여진의 눈물 쇼에 절로 눈살이 찌푸려졌다.

“언니 말을 믿어요?”

“믿지 않을 이유가 없죠. 전 직장 동료라서 곽동현을 믿는다는 유진 씨의 이유보다 어릴 적 내 목숨을 구해준 사람이라서 배여진을 믿는다는 내 이유가 더 그럴 듯하지 않아요?”

강현수는 차갑게 말을 내뱉고는 배여진 쪽을 바라보았다.

“여진아, 그만 울어. 네 사건은 내가 책임지고 잘 처리해 줄 테니까.”

“현수 씨... 고마워요. 나 믿어줘서 정말 고마워요!”

배여진은 감격에 찬 얼굴로 강현수를 바라보았다.

임유진은 그들의 대화를 들으며 순간 자업자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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