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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3화

“나는 지금 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어. 내가 왜 그 남자를 모함해? 그 남자를 모함해서 내가 얻는 게 뭔데?”

임유진이 알고 싶은 것도 바로 이거였다.

“합의도 안 해주겠다고 했다며?”

“네가 나라면 널 겁탈하려 했던 사람과 합의 할 거니? 안 할 거잖아.”

배여진은 임유진의 초조함이 조금 어려있는 얼굴을 관상하듯 보고 있었다.

이제야 드디어 임유진의 우위에 선 기분이었다.

임유진은 숨을 한번 깊게 들이켜더니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언니 때문에 한 사람의 인생이 망가질 수도 있어. 평생 고개도 들지 못하고 살게 될 수도 있다고.”

“야, 임유진, 변호사면 변호사답게 증거로 얘기해. 감성팔이 하지 말고.”

배여진이 고개를 빳빳이 쳐들고 말했다.

“내가 어떻게 하면 동현 씨를 놓아줄래?”

임유진이 배여진을 빤히 바라보며 물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거면 뭐든지 할게.”

임유진은 배여진이 이런 짓을 꾸민 이유가 자신과 관련이 있다고 확신했다.

“뭐든지? 그럼 내가 이제 변호사 그만하라고 하면 그것도 할 거야?”

배여진이 비웃으며 물었다.

“그럴게.”

임유진의 대답에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었다.

만약 이대로 곽동현이 정말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감옥에 들어가게 되면 임유진은 아마 평생 죄책감을 끌어안고 살게 될 것이다. 그리고 아마 그때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진해서 변호사 일을 그만두게 될 것이다.

“곽동현 때문에 직업도 포기할 생각입니까?”

그때 한기가 가득 서린 남자의 목소리가 등 뒤에서 울려 퍼졌다.

임유진이 고개를 돌려보니 거기에는 평소와 달리 차갑고 분노가 살짝 서려 있는 강현수의 얼굴이 있었다.

강현수는 임유진의 입에서 이런 말까지 나올 줄은 정말 상상도 못 했다.

고작 전 직장 동료일 뿐인데 변호사라는 직업까지 포기하려 든다고?

“이대로 동현 씨가 누명을 쓰게 둘 수는 없어요.”

“증거가 이렇게 확실한데, 아직도 그 남자를 믿어요?”

강현수가 임유진을 빤히 바라보며 물었다.

“전에도 말했지만 나는 동현 씨를 믿어요. 동현 씨는 그런 짓을 할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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