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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6화

배여진은 계속해서 눈물을 흘렸다. 그러면서 두 사람의 표정을 번갈아 보았다.

솔직히 그녀는 강현수가 임유진의 말을 바로 믿어버릴까 봐 가슴이 쿵쾅거렸다. 그간 누리던 것들이 한순간에 다 사라지게 될까 봐.

하지만 다행히 강현수는 끝끝내 임유진의 말을 믿지 않았다.

임유진은 배여진의 말을 무시한 채 시선 한번 돌리지 않고 계속해서 강현수를 바라보았다.

“너는 내가 사람 하나 살리겠다고 거짓말이나 하는 사람으로 보여?”

임유진의 목소리는 무척이나 차분했다. 마치 모든 걸 내려놓은 사람처럼 눈동자도 더 이상 흔들리지 않았다.

반면 강현수는 갑자기 불안하고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그간의 노력으로 힘들게 좁혔던 그녀와의 거리가 서서히 다시 멀어지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고작 곽동현이라는 남자 때문에, 한 번도 라이벌이라고 생각해 본 적 없는 남자 때문에 말이다.

곽동현은 길가에 아무렇게나 굴러다니는 돌처럼 평범하기 그지없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거슬리기 짝이 없었다.

“곽동현이 그렇게도 중요합니까?”

강현수가 되물었다.

“나는 동현 씨가 짓지도 않은 죄 때문에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은 것뿐이야.”

“죄가 있는지 없는지는 유진 씨가 판단하는 게 아니라 판사가 하는 겁니다.”

“...동현 씨를 놓아줄 생각이 전혀 없는 거야?”

임유진은 눈앞에 있는 남자가 너무나도 낯설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그는 언제고 다시 차가워질 수 있는 사람이었다.

그간 계속 따뜻한 보여줘서 잠깐 잊고 있었다. 그가 얼마나 무정하고 냉정한 사람인지를 말이다.

강현수는 그녀가 알고 있는 ‘현수’이기도 하지만 사람들이 동경하고 또 무서워하는 ‘강현수’이기도 했다.

강현수는 그녀의 질문에 차가운 목소리로 답했다.

“내가 놓아주고 말고 할 문제가 아닙니다. 잘못을 했으면 벌을 받는 게 당연한 이치인 겁니다.”

그 말과 함께 임유진의 마음이 어둠 속으로 서서히 가라앉았다.

...

임유진이 떠나고 병실에는 강현수와 배여진, 이렇게 두 사람만 남았다.

배여진은 티슈를 손에 들고는 눈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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