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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2화

강지혁의 말에 임유진의 머릿속으로 아까 병원에서 있었던 일이 스쳐 지나갔다.

강현수에게 어릴 때의 여자아이가 자신이라고 얘기했지만 강현수는 믿지 않았다. 전에 너무나도 많이 아니라고 부인했으니까.

그리고 그렇게 부인하게 만든 원인이 바로 지금 눈앞에 있다.

임유진은 자조하듯 웃더니 이내 숨을 한번 깊게 들이켜고 입을 열었다.

“강지혁, 나랑 강현수 사이의 일은 네가 상관할 바가 아니야. 그리고 나 너 찾아온 것도 아니야. 전에 분명히 확실하게 얘기를 했던 것 같은데?”

그 말에 강지혁의 눈이 어두워지더니 갑자기 임유진의 턱을 꽉 잡았다.

“악!”

임유진은 턱에서 느껴지는 고통에 외마디 비명을 질렀다.

하지만 강지혁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얼굴을 더 가까이 가져가더니 코가 거의 맞닿을 거리에서 멈췄다.

“임유진.”

강지혁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임유진의 귓가에 울려 퍼졌다.

“한 번이라도 후회한 적 있어? 그때 나한테 놓아달라고 했던 말, 한 번이라도 후회한 적 있어?”

임유진의 몸이 굳어버렸다.

후회?

만약 그때 강지혁의 앞에서 무릎 꿇고 놓아달라고 하지 않았으면 어쩌면 두 사람은 지금쯤 전처럼 다시 사귀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 집에서 강지혁이 무릎을 꿇고 발등에 입을 맞추며 사랑을 속삭였을 때 임유진은 그에게 설레었고 가슴이 뛰었으니까.

하지만 그렇게 다시 사귀게 됐다고 해도 두 사람은 여전히 같은 문제로 갈등이 생겼을 것이다.

“후회한 적 없어.”

그 말이 끝나자마자 강지혁이 무서운 눈빛으로 임유진을 바라보았다.

그 눈빛에 어쩐지 오한이 서려 임유진은 몸을 움찔 떨었다.

“그러면 앞으로 다시는 내 앞에 나타나지 마. 그때는 오늘처럼 이렇게 쉽게 넘어가 주지 않을 거니까!”

강지혁의 차가운 목소리가 대표이사실에 울려 퍼졌다.

...

집으로 돌아온 임유진은 에너지를 다 뺏긴 사람처럼 소파에 축 늘어졌다.

오늘 너무 많은 일을 겪었다.

곽동현의 일, 배여진의 일, 강현수의 일, 그리고... 강지혁의 일, 하나하나가 무거운 돌덩이처럼 임유진의 머리에 쌓였다.

강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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