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200화

임유진은 강지혁의 신발 위에 튀었던 토사물을 말끔히 처리한 후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

“이러면 될까?”

그녀의 얼굴은 지금 창백하기 그지없었다. 혈색 하나 돌지 않는 것이 무척이나 유약해 보였다.

강지혁은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고는 마음속 깊은 곳에서 언짢음이 밀려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임유진은 한참을 기다려도 그에게서 아무런 대답이 들려오지 않자 머쓱하게 웃으며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그러고는 뒤에 있는 경비를 바라보며 말했다.

“빗자루랑 쓰레받기 좀 빌려주실래요? 걸레도 있으면 좋을 것 같은데. 청소해야 할 것 같아서요.”

경비는 임유진의 말에 넋을 잃은 듯 계속 멍하니 있다가 고이준의 시선을 받고는 그제야 헐레벌떡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아, 네! 잠시만요.”

그러고는 빠르게 다시 밖으로 나와 청소도구들을 임유진에게 건넸다.

임유진은 고개를 숙인 채 자신의 토사물을 청소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강지혁은 그런 그녀의 옆에 서서 여전히 자리를 뜨지 않고 가만히 서 있었다.

임원들은 강지혁을 내버려 두고 먼저 갈 수는 없었기에 마찬가지로 제자리에 가만히 선 채 임유진이 청소하고 있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강지혁은 바닥을 쓸고 있는 임유진의 모습을 보며 그녀가 환경미화원으로 일했을 때의 모습을 떠올렸다.

그때도 마른 편이었는데 지금은 그때보다 더 말라 있었고 바람이 불면 이대로 날아가 버릴 것만 같았다.

강지혁은 지금 당장 이 자리를 떠나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리고 그녀가 쓰러지든, 각혈하든, 이제는 가만히 내버려 둬야 한다는 것 또한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의 시선은 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본능적으로 그녀를 쫓았다. 꼭 그의 시선은 원래부터 그녀만 향해야만 한다고 세팅된 사람처럼 말이다.

강지혁의 얼굴은 점점 더 어두워졌고 미간은 점점 더 세게 찌푸려졌다.

강지혁의 바로 옆에 있던 고이준은 그런 그의 모습을 보고는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했다.

그때 한창 청소를 하던 임유진의 발이 꼬이고 뭐라 생각할 겨를도 없이 그녀의 몸은 그대로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