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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8화

그 여성은 바로 의자에서 일어나 도망치듯 자리를 벗어났다.

그 광경을 전부 지켜본 탁유미는 속으로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고고하고 항상 제일 좋은 것만 고집하는 이경빈이 고작 이런 유혹에 쉽게 넘어갈 리가 없었다.

전에도 인지도가 없는 여자 연예인이 그의 술잔에 약을 타 그를 어떻게 해보려고 했었다. 하지만 이경빈은 약효가 분명히 약효가 돌고 있음에도 상대방에게 작은 스킨십도 허락하지 않았다.

그 뒤로는 예상했던 바와 같이 그 연예인은 더 이상 연예계에 발을 들일 수 없게 됐고 아예 해성시에서 사라져버렸다.

탁유미는 그 기억이 떠오르자 소름이 돋아 고개를 세차게 흔들었다.

‘그만 생각해. 과거는 악몽일 뿐이야. 그러니까 그만 생각해.’

이경빈이 그녀에게 남겨준 유일하게 좋은 건 윤이 뿐이다.

탁유미는 떠오르는 기억을 다시 가라앉힌 뒤 이경빈이 있는 쪽을 힐끔 바라보았다.

그러다 그의 까만 눈과 그만 딱 마주쳐버리고 말았다.

고작 눈이 마주친 것뿐인데 그녀는 몸이 뻣뻣하게 굳어버렸다.

마치 시간이 멈춘 듯, 무언가에 홀린 듯 그녀는 그를 빤히 바라본 채로 시선을 뗄 수가 없었다.

이경빈은 무슨 생각인 건지 아무런 말도 없이 그저 그녀를 가만히 바라만 보았다.

그렇게 얼마만큼의 시간이 흘렀을까, 갑자기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무슨 드라마 찍어? 눈빛이 왜 이렇게 뜨거워? 그 뜨거운 눈빛 우리한테도 주면 안 되나?”

지독한 술 냄새가 탁유미의 코를 찔러왔다.

고개를 돌려보니 거기에는 이미 거하게 한잔한 두 명의 취객이 서 있었다. 그들은 음흉한 눈길로 그녀를 바라보았고 그중 한 명은 스킨십을 시도하려는 듯 어느새 가까이 다가오고 있었다.

이에 그녀가 다급하게 옆으로 피해 거리를 두고 경계심 가득한 얼굴로 두 사람을 훑었다.

이들은 가게로 찾아와 행패를 부리던 사람들은 아니었다.

아니면 그들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해 사람을 더 고용한 건가?

그래서 이제는 성희롱인 건가?

“어어? 우리가 뭐 벌레라도 돼? 왜 피하고 그래. 나이도 어린 것 같은데 몇 살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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