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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3화

“강씨 집안 사람들만 아는 옛 저택이야. 대외적으로 한 번도 공개된 적 없는 곳이기도 하지.”

강지혁은 딱히 숨길 생각이 없는 듯 바로 대답해주었다.

하지만 그 말을 듣고 임유진은 미간을 찌푸렸다.

방금 그 말은 두 사람이 이곳에 있는 걸 그 누구도 찾아내지 못할 거라는 뜻인가?

“그리고 한 가지 더 알려주자면 이 저택에 갇혔던 사람, 너뿐만이 아니야.”

임유진이 눈을 깜빡거리며 그를 바라보았다.

무슨 뜻이지?

“너 말고 여기 갇혔던 여자 한 명 더 있어. 애초에 이 저택을 사들인 것도 그 여자를 가두기 위해서니까.”

강지혁은 표정 변화 하나 없이 너무나도 태연하게 무서운 말을 꺼냈다.

임유진은 순간 한기에 뒤덮인 듯 소름이 돋았다.

전에도 이곳에 갇혀버린 여자가 있었다고?

“70년 전쯤이었을 거야. 강씨 가문에 한 남자가 한눈에 반한 여자가 있었어. 하지만 그 여자는 당시 정혼자가 있었고 그 정혼자와는 예쁜 사랑을 나누던 연인이기도 했지. 그래서 남자는 그 여자를 이곳으로 납치해왔어. 이곳에 가둬놓고 매일 자기만 보게 했지. 언젠가는 자기를 사랑하게 될 거라고 믿으면서.”

강지혁의 목소리는 원래 부드러운 편이 아니었지만 이 넓은 공간에서 듣게 되니 어딘가 무섭게 들려왔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이곳이 그저 나무 향이 솔솔 풍겨오는 운치 있는 곳이라고만 생각했는데 그의 말을 듣고 나니 괜히 오싹해졌다.

“그래서...? 그 뒤로는 어떻게 됐는데?”

임유진의 목소리는 조금 잠겨있었다.

“그 여자는 너무 자연스럽게 남자를 사랑하게 됐어. 그리고 이곳에서 나갈 수 있게 됐지.”

강지혁은 임유진의 두 눈을 빤히 바라보며 물었다.

“너는 어때? 너도 여기서 나가고 싶어?”

임유진은 순간 입술이 바싹 말라오는 느낌이 들었다.

“너를 사랑하지 않으면 나 정말 여기서 못 나가?”

“네가 날 다시 사랑할 때까지 나는 계속 네 옆에 있을 거야.”

이곳을 나가기 위해서는 정말 강지혁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것일까?

마치 이곳에 갇혀있던 그 여자처럼?

사랑하던 정혼자가 있음에도 자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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