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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5화

임유진은 천천히 시선을 내리고는 손에 든 보라색 드레스를 가만히 바라보더니 다시 아무 말도 없이 수선 작업을 하기 시작했다.

이에 강지혁의 얼굴에 걸려있던 웃음이 서서히 사라져갔다.

“하지 마.”

하지만 그녀는 그 말이 들리지 않는 건지 손을 계속 움직였다.

강지혁의 얼굴은 점점 더 어두워지고 질투의 감정은 점점 더 강렬하게 그를 지배했다.

지금 그녀의 두 눈에는 오직 이 드레스밖에 없는 듯, 아니, 오직 강현수밖에 없는 듯했다.

“하지 말라고!”

강지혁은 소리를 치며 그녀의 손에 든 드레스를 홱 하고 빼앗았다.

“아!”

그때 임유진이 외마디 신음을 냈다.

강지혁이 거칠게 뺏어 든 바람에 바늘이 왼손 검지에 박혀버렸다. 살을 파고드는 찌릿한 느낌이 드는 순간 빨간 피가 스멀스멀 흘러나왔다.

생각보다 세게 찔러 넣어 보통이라면 물방울 정도의 피만 맺혀 있었을 텐데 지금은 검지에서 피가 줄줄 흘러내려 그녀의 손가락을 타고 나무색 바닥에 뚝뚝 떨어졌다.

그 모습을 본 강지혁은 얼른 손에 있는 드레스를 아무렇게나 던져버리고 무릎을 꿇은 채 임유진의 손을 잡았다. 그러고는 피가 흐르는 그녀의 검지를 망설임 없이 입에 넣었다.

손끝에서 느껴지는 뜨겁고 말캉한 느낌에 임유진은 몸이 뻣뻣하게 굳어버렸다.

그녀는 자기 눈앞에 있는 남자를 복잡한 눈길로 바라보았다.

강지혁은 바닥에 무릎을 꿇고 미간을 찌푸린 채 시선을 내리고 있었다. 기나긴 속눈썹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그의 눈동자를 반쯤 가려버렸다.

그리고 그의 얼굴에는 그녀를 향한 걱정과 속상함이 잔뜩 묻어있었다.

강지혁은 지금 그녀를 걱정하고 있다.

몇 분 후, 굳게 닫혔던 그의 입술이 천천히 열렸다. 다행히 아까처럼 피가 세게 흐르지는 않았지만 아직 조금씩 피가 올라오고 있었다.

“아프지?”

강지혁은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았다.

검은색 속눈썹이 위로 향하고 예쁜 두 눈동자가 드러났다.

임유진은 잠깐 넋이 나갔다가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 말했다.

“괜찮아.”

그러고는 서둘러 손을 빼려고 했다.

하지만 강지혁은 그녀의 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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