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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9화

왜 구해준 거지?

탁유미가 비참하면 할수록, 고통받으면 받을수록 그 모습을 옆에서 방관하며 좋아해야 하는 거 아닌가?

그때 나머지 한 명의 남자가 이경빈에게 주먹을 휘둘렀다.

이경빈은 품에 있는 탁유미를 옆으로 밀어버리고는 상대방의 주먹이 꽂히기 전 먼저 주먹을 휘둘러 복부를 세게 가격했다.

이경빈은 절대 약하지 않았다. 탁유미와 함께 있을 때 그는 회사 일을 처리하면서도 틈을 내 유명한 복싱 선수를 코치로 두고 몸을 단련했었다.

탁유미는 그가 취객 두 명을 상대하는 데 있어 전혀 문제없을 걸 알기에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그녀의 머릿속은 지금 왜 자신을 구해줬을까 하는 생각만 맴돌 뿐이었다.

그녀의 예상대로 두 명의 취객은 2분도 채 버티지 못하고 얼굴이 피떡이 된 채 그의 발아래서 살려달라고 빌었다. 그러고는 술이 다 깬 듯 그가 옷에 묻은 먼지를 털 때 황급히 도망쳤다.

이경빈은 탁유미 앞으로 다가왔다.

“앞으로 여기서 장사하지 마.”

만약 오늘 그가 없었더라면 탁유미는 아마 두 명의 남자에게 잡혀 험한 꼴을 당했을 것이다.

이런 일들이 빈번히 일어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자 그는 짜증이 밀려왔다. 심지어 아까 두 남자가 도망친 걸 내버려 둔 것이 후회되기 시작했다.

탁유미는 그의 말에 실소했다.

“이런 식으로 내 수입원을 완전히 끊어버릴 생각이었어? 사람을 고용해 행패 부리게 한 것도 모자라 이제는 직접 나서서 쇼까지 하는 거야? 차라리 아까 구해주지 말지 그랬어. 그랬다면 내가 트라우마가 생겨 결국 그만뒀을지도 모르잖아.”

이경빈은 미간을 꿈틀거렸다.

“아까 그 두 사람 공수진이 보낸 거 아니야.”

“그럼 전에 행패 부리러 온 사람들은 공수진이 보낸 게 맞다는 소리네?”

그 말에 이경빈은 입을 꾹 닫은 채 아무런 변명도 하지 않았다.

탁유미는 헛웃음이 튀어나왔다. 그리고 그 모습은 무척이나 쓸쓸해 보였다.

공수진이 맞았다. 억울하게 옥살이해 이 지경까지 왔는데도 공수진은 여전히 그녀를 놓아주지 않았다.

아니, 진정으로 그녀를 놓아주지 않는 사람은 눈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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